장애인 경찰수사 가이드라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일선 경찰관들이 실제 장애유형별 특성을 잘 몰라 치안현장에서 장애인들의 안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경찰교육원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최근 ‘장애인 경찰수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장애인을 조사할 때 숙지해야 할 사항을 장애유형별로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마지막은 지적‧자폐성장애인이다.

■의사소통조력인 참여권 고지=지적장애인은 의사소통과 표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6조 제6항에 따라 의사소통조력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와 내용을 조사 전에 알려줘야 한다.

예를 들면, “A씨를 도와줄 사람이 있나요? 여기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불러도 좋아요.” 이런 식이다.

주의해야할 점은 보호시설주가 사건에 직접 관계되는 경우 시설주와 시설 내 근무자는 신뢰관계인으로 동석시켜서는 안 된다.

단, 보호시설 안에서 발생한 장애인 사이의 문제발생 시 장애인 인권 옹호기관의 지원이 안 되는 경우 장애인이 원하는 신뢰관계인으로 동석이 가능하다.

신뢰관계인으로 부모가 있다 해도 부모가 심리적으로 격양되거나 객관성을 저해할 우려가 큰 경우는 오히려 장애인의 심리가 불안정해질 수 있으므로 장애인 인권센터 직원 등을 동석시키거나 부모와 함께 동석하도록 유도한다.

의사소통 시 유의사항으로는 초기 만남이 어색하고 불편할 때는 먼저 인사하고 말을 건넴으로써, 자신의 호의적인 태도를 전달한다. 사탕이나 음료 등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지적능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아동을 대하듯 해선 안 되며 장애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함부로 이름을 부르는 등 반말은 금해야 한다.

■항상 명확한 용어 말하기=항상 명확하고 천천히 말하고,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수사관련 단어, 한자어, 영어단어, 줄임말 등 전문적이거나 이해가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기술적인 용어는 충분히 설명하고 다른 주제로 옮기기 전에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지적장애인의 대답을 듣고자 할 때는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 더불어 질문과 다른 내용의 답변을 하거나 비현실적인 진술을 하는 경우 휴식을 취하는 등 조사 중단 후 재개한다.

또 요약된 표현이나 축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해하기 어려운 속담이나 비유, 추상적인 단어를 삼가야 한다.

지적장애인은 상대 질문에 똑같이 대답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어떤 것이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의도하는 지를 묻고 대답했을 때 이해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질문 시 신뢰관계를 충분히 형성하고 단답형 질문보다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도록 한다. 특히 동일한 대답이 반복될 경우 질문의 형식을 바꿔 질문한다. 초점 질문이나 암시형 질문을 피하고 필요시 시각적 자료인 사진이나 그림 등의 보조물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분리된 진술 녹화실 활용=자폐성 장애인의 경우도 언어장애가 수반돼 의사소통과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의사소통조력인의 조력 받을 수 있는 권리와 내용을 조사 전에 알려줘야 한다.

또 조사 시에는 부모나 교사, 담당 사회복지사 등을 동석시키는 것이 조사에 도움이 된다. 가까운 사람이더라도 당사자가 호의적이지 않다면 다른 사람을 동석시킨다.

낯선 환경과 사람, 변화에 대한 불안으로 조사에 응하지 못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자극(소리, 사람들의 움직임, 조명 등)에 흥분 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분리된 진술 녹화실 등을 활용해 조사 시 안정적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자폐성장애인의 의사소통 시 유의사항은 없을까? 먼저 구체적 명칭과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의사소통에 있어 명칭 사용은 나, 너, 우리, 당신이라는 표현보다는 구체적으로 이름을 명시한다.

‘주문을 무엇으로 하실래요?’, ‘어떤 것을 먹을래요?’라는 질문보다는 ‘짜장면과 짬뽕이 있는데 어떤 것을 드실래요?’라고 질문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다.

자폐성장애인은 자해행동, 상동행동을 보일 때도 있다. 반복적인 운동성 동작 등의 보이는 경우 강제적으로 제지하기 보다는 잠시 기다리는 태도로 행동의 원인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멈추게 하려고 제지하다보면 행동의 강도가 더욱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특성상 주위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는 이유로 앞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나 말은 하지 않아야 하며, 주위에 어떻게 관심을 보여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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