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교통공사가 쏘아 올린 하나의 문건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하게 했다.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을 상대로 서울교통공사 측이 작성한 문건이다. 여론전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불리하고, 약자는 선하다고 인식하는 기성 언론 및 장애인 언론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내 자유게시판에 기재된 문건에 대해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과 더불어 개인의 일탈로 치부한 서울교통공사의 해명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다.

한 시민이 “시위 때문에 할머니 임종을 못 보러 간다”고 하자 장애인단체 관계자가 “버스 타고 가세요”라고 한 사건을 대응을 잘한 사례로 소개하는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직접 실행한 사례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오히려 장애인 혐오를 유발하는 일을 주도한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다. 개인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용서할 수 없고, 사내 자유게시판에 기재된 문건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며 장애인 혐오에 대해 무지한 모두가 공범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상습적으로 행한 장애인 차별 사건만 봐도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하철 단차 끼임 사고를 당한 장애인승객이 제기한 차별구제청구소송이 1, 2심에서 패소하자 소송 비용 전액 부담을 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애인단체 시위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예고 없이 폐쇄한 사례도 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측이 발표한 사과문은 절대 진심 어린 사과라고 볼 수 없다.

장애인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악의적으로 분열을 조장한 서울교통공사는 개인의 일탈이라며 변명한 바를 거둬야 한다. 공공기관으로써 책임을 통감하고, 재발 방지와 더불어 전 직원 장애인식개선 교육 계획을 포함하여 전국 263만 장애인에게 제대로 사과하길 바란다.

2022년 3월 22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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