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장애인부모연대는 수 년 간에 걸쳐 춘천시에 성인장애인 이용 주․단기보호소 등을 설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여 왔으며, 그러던 중 2019년 9월 구)중앙병원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사회복지법인 천주교 춘천교구 사회복지회에서 수탁하여 장애인주간보호소 등이 개소되었습니다.

춘천의 발달장애인부모들은 장애인주간보호소 등이 개소하여 성인기 장애인 자녀가 낮 시간에 갈 곳이 생겨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어 너무도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 그 기쁨은 실망과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용자가 도전적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인력이 부족하니 더 이상 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며, 이용자 부모에게 퇴소를 권유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도전적 행동으로 인한 피해 발달장애인 역시 제공인력 부족으로 인한 관리부실의 피해자입니다.

춘천에서 항상 “슈퍼 을”일 수밖에 없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이러한 상황이 언제든 내 자녀에게 있을 수 있는 것으로서, 남의 일이 아니란 것을 너무도 공감하기에 함께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춘천시장님은 발달장애인 가정이 겪는 어려운 사정과 고충을 조금이라도 공감합니까?

춘천에서 심한장애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도전적 행동 특성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시설로부터 퇴소를 권유받으면서, 소위 말하는 지역 내 장애인복지시설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게 되고 입소 기피 대상자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엄마는 우울증을 호소하고, 가정은 위기로 치닫고 있는 것이 춘천의 발달장애인 가정의 작금의 현실입니다.

하여 이러한 위기가정의 내용을 서비스제공기관과 춘천시청을 찾아, 성인발달장애인이 가정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며, 서비스 제공인력 증원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해 보았습니다.

이 요구에 춘천시는 다른 시설과 공평성 때문에 추가 제공인력을 배치하여 줄 수 없다며, 이 물음에 제대로 답을 주지 못합니다.

제공기관과 춘천시청 누구도 도전적 행동의 발달장애인에게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한 제공인력 증원 등의 노력은 하지 않고, 슈퍼 을의 위치에 있는 발달장애인 부모에게 퇴소를 권유하면서, 발달장애인의 돌봄 책임을 오롯이 가정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무책임과,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경증만 이용하게 하겠다는 저의에 장애인부모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역사회 장애인재활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권리는 심하지 않은 장애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심한 발달장애인에게도 있는 권리입니다.

춘천의 장애인 이용 복지시설은 운영자를 위한 시설입니까?

춘천의 발달장애인부모로서, 시민으로서 제공기관과 시장에게 묻습니다.

성인이 된 도전적 행동특성이 있는 발달장애인이 갈 곳은, 살 곳은 어디 입니까?

춘천시장님에게 다르게 묻습니다.

성인 발달장애인의 개별적 특성과 삶의 형태에 맞춘 사회적 서비스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터무니없는 공상이요, 무리한 욕심입니까?

국민이면 누구나 대한민국에서,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인 일상을 누리며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이 원칙에서, 우리 도전적 행동특성이 있는 심한 발달장애인이 배제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그 이유가 혹여 장애인 시설도 아닌 노숙자 수용시설에서 성인발달장애인들이 노예처럼 학대당하고, 어느 외딴섬에서 개 줄이 목에 매어져 사육당하는 그런 세상을, 아니면 사회의 울타리에서 내쳐져 골짜기 시설 또는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다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하려는 이유입니까?

심심치 않게 우리는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들이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뉴스를 접하곤 합니다.

그럴 때 마다 가슴이 찢어져 나가며,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이유는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겨운 싸움인지, 얼마나 억척스럽게 견뎌내어야 하는 일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한 명의 아버지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유서에 “지쳤다”고 했습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다가 그만 지쳐버리고 말았다 했습니다. 지쳤다는 절규를 들으며, 우리 부모들은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기가 너무나 미안합니다.

춘천의 장애인부모연대 부모들이 장애인 생존권을 요구하는 이유는 자식에게 지쳤다는 마지막 인사를 결코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쳤음을 고하고 이 세상을 버리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접합니다. 최근에도 지난 21일 서울 소재 모 대학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어머니가 소중한 발달장애 자녀를 홀로 남겨두고 유서와 함께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이 끔찍한 사건들이 단지 그들이 심약해서, 우울증이라서, 의지가 굳세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압니다.

사회적 지원 체계의 기본이라도 되어 있었더라면, 자기 자식에게 “너 때문에

너와 내가 함께 이 세상을 버려야겠다.”는 모진 말을 하는 불쌍한 부모를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춘천시장에게 내 자녀의 삶을 온전히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자녀들이 동네에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울타리를 마련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우리 아이가 배제당하지 않고 존중받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시민으로서의 이 당연한 권리를 매번 목 놓아 부르짖어야 하는, 이 현실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인 우리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해서는 도전적 행동특성의 발달장애인도 마음 놓고 주.단기보호소 이용은 물론 주간활동서비스 이용시간 확대 등 지역사회 장애인재활시설 이용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서비스가 담보되지 않으면 발달장애 가족은 해체될 것입니다.

지난 시절, 아니 지금도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은 이른바 시설이라는 곳에 어쩔 수 없이 수용되고 있습니다. 춘천의 장애인 부모들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들을 가정이 아닌 곳으로 밀어 넣고, 눈물로 살아가면서 죄책감에 가슴이 형체도 없는 잿더미가 되지 않도록 춘천의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요구를 반드시 수용해 주시기 바라며

춘천시장님께 요구합니다.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지 말아달라고 면담을 요청합니다.

또한 중증의 도전적 행동특성의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고, 발달장애인 가정도 육체적, 정서적 쉼을 취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장애인 이용 지역사회 재활시설에 제공인력을 확대 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1년 4월 20일

춘천시장애인부모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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