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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당장 폐기하라!

[성명] (사)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2월 23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2-23 15:27:33
사회적 차별과 낙인을 조장하고 물리적인 억압을 통해 당사자를 통제하려는 정신건강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정춘숙의원 대표발의) 당장 폐기하라!

2019년 1월 7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대표 발의)등 11명의 국회의원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의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조기 치료의 중요성, 치료 중단으로 인한 정신질환자의 범죄 등을 배경으로 하여,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해 당사자 동의 없이 퇴원을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개인적인 의료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당사자 단체의 반발과 질타를 받았으며, 이에 관련하여 면담을 시행한 바 있다.

이전에 비슷한 문제가 있었음에도 2020년 11월 5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의원(대표발의) 등 10인의 국회의원은 정신건강복지법의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일부개정법률안은 정신과적 증상으로 인하여 자·타해 위험이 있는 사람이 입원한 경우, 퇴원 등을 할 때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가 퇴원 후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하는 경우에 퇴원 등의 사실을 통보받는 대상에 관할 경찰서장을 추가하는 내용을 기재하고 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2조(기본이념) “⑨정신질환자는 자신과 관련된 정책의 결정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춘숙 의원(대표 발의)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당사자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일부개정법률안은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기초하여 당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을 뿐 아니라, 위기상황에 처한 정신장애인을 물리적으로 억압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단지 경찰을 불러들이는 것으로 위기 상황을 지원하려는 것은 군부정권 시대의 발상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밝히며 당장 일부개정법률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1.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는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다.

2017년 대검찰청의 범죄 분석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136%에 불과하며, 같은 기단 전체 인구의 범죄율 3.93%의 30분의 1에 해당한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비율도 0.014%로, 전체 강력범죄율의 5분의 1밖에 안 된다. 범죄율로만 본다면 정신질환자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로 분류해야 할 정도다.

오히려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범죄 가해자가 되는 경우보다는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고, 정신과적 어려움에 의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있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경찰청 통계연보, 2016)

정신장애인 8,894명 중 자살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8.3%로 그 중에서 실제 자살 시도를 해봤다고 응답한 사람은 46.5%(통계청,2018)일 정도로 열악한 취약계층에 속해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경찰서장에게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은 ‘범죄가능성이 있는 존재’, ‘관리가 필요한 존재’와 같은 잘못된 편견과 차별에 기초한 인식 때문에 정신질환자를 물리적인 억압으로 통제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2. 경찰력이나 강제입원이 아닌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위기지원체계가 우선이다.

이와 같이 일부 정신장애범죄자로 인해 다른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까지 예비범죄자로 판단하여 관리 한다는 것은 과잉 일반화일 뿐이며, 신속한 대응이라는 허물에 가려진 차별적인 대책일 뿐이다.

언론에서 정신질환과 관련된 사건(안인득 사건, 진주 방화 및 살인사건 등)이 일어날 때마다 자극적인 기사로 공포를 조장하기 일쑤고, 정부는 부화뇌동해 대책을 급조한다.

이번엔 ‘관리’와 ‘대응’ 등 범죄 예방적 시각이 담긴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하지만 정부는 ‘강력 사건들에 대한 대책’이 아니라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오픈다이얼로그, 위기쉼터, 동료지원가등 위기상황에서 물리적인 억압이 아닌 당사자의 욕구에 맞춘 다양한 위기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핀란드 연구진이 오픈 다이얼로그의 효과성을 추적해 본 결과 이 서비스를 받은 정신장애인의 정신과적 약물 사용, 재입원율, 재발률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기쉼터와 동료지원가 등도 당사자의 위기상황에서 지원방안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위기상황에서 경찰력이나 강제입원 등 물리적으로 억압하는 것이 아닌 당사자를 지원하고 보호할 수 있는 전반적인 위기지원체계를 입법해야 한다.

3. 일부개정법률안은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강화한다.

앞서 강조하였듯이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는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자·타해 위험 대응을 위해 경찰청에서 관리한다는 발상은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자체가 위험하다는 사회적 편견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접근은 국가가 앞서서 사회적 편견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차별을 강화하는데 일조하겠다고 공포하는 것이다. 이는 대중들로 하여금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자체가 위험한 것으로 인지하게 만들고, 공권력으로 관리받아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가 공권력으로 관리받아야 할 대상으로 인식될 경우, 소수의 정신장애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라고 요구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경향은 ‘혐오’에 기초하여 격리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

한편, 미국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은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를 경험하는 사람과 같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게 ‘혐오’라는 감정이 향할 때 차별과 배제를 낳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성 나아가 평등성까지 훼손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지적에서 볼 때,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될 경우 “혐오”라는 감정을 조장하여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의 차별과 편견을 심화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관리’와 ‘대응’의 대상이 아닌 ‘지원’과 ‘보호’ 체계를 원하며, ‘차별’과 ‘편견’에 기초하여 잠재적 범죄자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정신건강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즉각 폐기하고,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된 전반적인 위기지원체계 정책 입법이 이루어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안
1. 정신건강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즉각 폐기하라.
1. 정신건강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정춘숙 의원은 당사자 단체와 즉각 면담을 시행하라.
1.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된 위기지원체계 정책을 입법하라.
1. 정춘숙 의원은 즉각 복지위원회에서 사퇴하라.

2021년 2월 23일
(사)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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