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조속히 장애인 대상 코로나19 대응 및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지역 장애인과 가족, 관련 지원자들에게 상세히 안내하라!

‘손 씻기’와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만으로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불안과 공포를 해결할 수 없다. 지난 2월 1차 유행 이후 10개월이 흘렀지만 지역 장애인들은 본인이 자가격리나 확진이 되었을 때, 본인의 가족이나 동거인이 자가격리가 되거나 확진이 되었을 때 어떤 체계 속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로 지역서비스기관이 문을 닫거나 이용이 어려워졌을 때에 어떤 대체적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지, 현재 다니고 있는 병원이 유행 확산으로 더 이상 이용이 불가능해 졌을 때 어디로 가면 되는지 어떤 정보도 없다. 대구시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인가, 제공할만한 정보가 없는 것인가?

지난 6월 보건복지부는 장애계의 거센 비판과 항의로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지자체에 권고하였다. 여기에는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발달장애인 등을 위한 정보 접근성 제고,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에 대한 의료기관 이동지원 및 생활지원, 고위험군인 장애인에 대한 병원 우선 입원 조치 및 장애인 확진자 지정 병동‧병원‧생활지원 체계 구축, 지역사회 장애인에 대한 돌봄 공백 방지와 시설 장애인에 대한 주거환경 및 인력 재배치 등의 방향성이 담겨져 있어 각 지자체가 세부적인 계획과 예산을 수립하여야만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12월 현재 3차 재유행에 돌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세부적인 종합대책과 예산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최근 발생한 지역 감염으로 확진된 장애인 2명이 대구의료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나, 1차 유행 당시와 동일하게 별도의 생활지원에 대한 체계를 안내받지 못하고, 확진된 활동지원사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적절한 보조기구를 이용하지 못하고, 입원실 내 화장실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등의 일이 반복되고 있다. 돌봄 공백 방지를 위한 재난 상황에서의 한시적인 활동지원서비스 확대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장소로 지정된 집단수용시설 장애인들에 대한 긴급 탈시설(주거분산 및 인력 재배치 등) 조치도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는 2월부터 장애인복지과의 책임자를 통하여, 5월부터는 대구시가 설치한 코로나19 극복 범시민 대책위와 보건의료정책과를 통하여, 7월 대구시 조직개편 이후에는 신설된 감염병관리과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장애인 대책이 별도로 확실하게 구성되어 지역 장애인들에게 안내되어야 한다고 요구해 왔으나, 서로 ‘소관부서가 아니다’, ‘검토하고 있다’는 응답만을 들었을 뿐이다. 복지국과 시민건강국이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결국 서로가 장애인 종합대책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하는 핑퐁게임 가운데 3차 유행이 찾아왔다.

중간에 있었던 방역책임자 면담에서 시민건강국장은 ‘다행히 대구시에는 장애인 사망자가 한 명도 없다’며 기초적인 사실조차도 파악하지 못하는 말을 하는가 하면 ‘1차 대유행 때와는 다르다, 이제 대응 가능하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나마 11월 중순이 되어서야 보건복지부의 매뉴얼에 따른 세부 요구안에 대해 각 부처가 현재 검토 수준을 이야기하는 ‘핀셋 답변’을 해왔다. 대부분의 내용을 자신의 소관부처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인지 검토조차 하지 않았으며, 검토된 것들마저도 ‘필요 없음’, ‘신중 검토’, ‘장기 검토’가 주되다. 정말 묻고 싶다. 장애인과 그 가족은 정녕 대구시의 시민이 아니란 말인가?

오늘 12월 3일은 UN이 정한 세계장애인의 날이 28회를 맞는 날이다. UN은 팬데믹 초기부터 장애인은 이미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 상태가 취약하며, 일상생활을 의존해야만 하는 특수한 상황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더 위험하다고 경고해 왔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차별적인 문화와 제도로 인해 정책의 후순위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해왔다. 우리는 1차 대유행 이후 ‘K-방역의 모범’이니 ‘D-방역’이니 하며 자화자찬하는 대구시의 모습을 보며 닥쳐올 공포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려야만 했다. 더 이상 기다리고 있기엔 우리의 공포가 너무나 크다. 오늘 우리는 다시 대구시에 강하게 요구한다. 대구시는 하루 빨리 ‘장애인 대상 코로나19 대응 및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지역의 전체 장애인과 그 가족, 관련 지원기관 및 지원자들에게 상세히 안내하라!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다. 더 늦지 않기를 바란다.

2020. 12. 3.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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