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는 대한민국 유일의 청각·언어장애인 대표성을 지닌 단체로서, 청각·언어장애인의 복지와 권리향상에 힘써 왔으며 그 결과 전국적으로 약 200여곳이 넘는 곳에 ‘수어통역센터’를 설립하여 의사소통문제를 지원하여 왔다.

이는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난청에서부터 완전히 들리지 않는 농까지 여러 청각장애의 유형을 볼 때, 그 장애의 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의사소통에서 현실적으로 ‘수어’이외에는 별다른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수어’는 ‘농인’의 언어로서 우리 청각·언어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문화를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으며, 그만큼 우리 한국농아인협회는 수어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사실은 청각·언어장애인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청각장애인 우승호 대전시의원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는 우리 청각·언어장애인과 동일하다고 강조하고, 우리 청각·언어장애인들의 지지를 얻어 시의원의 자리에 당선되었지만, 현재 수어통역센터의 이용자의 범위를 축소하고, 완전히 별개의 센터를 설립하는 조례를 발의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는 우승호 시의원의 행동에 굉장히 당혹스럽다.

우승호 시의원은 그 스스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 ‘구화’를 사용하는 인물로서 ‘수어’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나, ‘인공와우’라는 현대문명의 이기(利器)는 모든 청각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들리는 것도 아니다.

또한, 우리가 운영하는 ‘수어통역센터’는 그 명칭은 비록 ‘수어통역센터’이지만, 수어에 한정하지 않고 ‘음성통역’, ‘문자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며, 시청각장애인(농맹인) 사업을 준비하는 등 청각·언어장애인이라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한국농인협회’ 가 아닌 모든 청각·언어장애인을 대표하는 ‘한국농아인협회’이기 때문이다.

우승호 시의원은 이런 사실을 모두 알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러나, 그는 지역의 모 신문과 결탁하여 “대전시, 청각장애인 90% 모르는 수어통역에 혈세 펑펑”이라는 우리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기사를 내보냈으며, “대전 수어통역센터의 발전 방향 모색”이라는 정책간담회를 열어 각 수어통역센터와 정책간담회를 한 내용을 이용하고 있다.

설사, 그의 의도가 다른 장애인들을 위해, 의사소통의 지원방식이 다양화 되어야 하고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수한 의도였다면, 앞서 언급한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기사의 인터뷰에 응하는 것 대신, 우리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의 의견과, 기능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하는 대전시청 의견을 들어 수어통역센터의 기능 확대에 초점을 두는 조례를 발의하였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는 모든 청각·언어장애인을 대표해 우승호 시의원에게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첫째, 언론사와 함께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에게 사과할 것.

둘째, 문제의 조례 발의를 철회하거나 부결을 설득할 것.

셋째, 수어통역센터의 기능을 확대하는 조례를 발의할 것.

2020. 11. 15.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회장

변승일

*에이블뉴스는 각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하는 성명과 논평, 기자회견문, 의견서 등을 원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재를 원하시는 곳은 에이블뉴스에 성명, 논평 등의 원문을 이메일(ablenews@ablenews.co.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