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의료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편 주먹을 손바닥 위에 올리는 형태의 수어는 타인을 “존경한다”는 뜻으로 수어를 모르는 사람조차 널리 알려진 수어이다.

그러나, ‘존경’을 뒤집은 형태는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존경이라는 단어의 반대 의미를 넘어서 남을 “저주한다”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코로나 사태가 다시 재확산되어 국민들의 불안과 불편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 의료파업에 동참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서 “저주한다”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엉터리 수어를 자신들의 파업상징으로 사용하고 있어 우리 농인들이 분노한다.

우리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는 의대협이 미래의 이익을 지키겠다며 대한의사협회의 파업에 참여하는 자체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지만, 남을 저주한다는 의미를 담은 엉터리 수어를 상징으로 사용하는 것은 “수어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인다.

우리 농인에게 ‘수어’가 갖는 위상과 가치는 국어의 그것보다 더 높다. 그러한 농인들의 수어를,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될 의과대학생들이 미래의 이익을 지키겠다며 끌어다 쓰고 모독한 것이다.

의대생들은 농인의 모국어인 수어를 모독하지 마라.

엉터리 수어를 차용하여 농인의 위상을 실추시키지 마라.

그리고 의사들의 이익에 농인의 수어를 악용하지 말라.

우리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는 전국의 모든 농인들을 대표하여 의대협 조승현 회장을 비롯한 의대협의 사과를 직접 요구하며,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장차 의사가 될 의대생들을 직접 단속하여 줄 것을 요구한다.

의대생들은 농인들에게 사과하라!

2020. 08. 21

한국농아인협회

회장 변 승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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