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자유한국당(자한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정수 감축과 함께 비례대표 폐지를 제안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당내 비례대표들의 망언으로 어려움을 겪은 정당에서 나올법한 망측한 발상이다.

자한당의 논리는 간단하다. 국민의 손으로 뽑지 않는 비례대표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비례대표제는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고 소외계층을 대표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는 소외계층을 대변하여 법안을 만들고, 보다 전문적인 입법과 정책 활동이 가능하기에 정책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늘려준다는 장점이 있다.

비례대표제도의 근거는 ‘헌법 제41조 3항’에 있다. 헌법은 국가의 뼈대이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다. 헌법에 규정된 비례대표제를 부정한 자유한국당은 초헌법적 정당이 아니었을까 의심케 한다.

지난 총선에서 장애인 비례대표가 전무했던 상황을 되짚어 보면 문제는 명확하다. 19대 국회까지 명맥을 이어오던 장애인 비례대표들은 20대 국회에서 명맥이 끊어졌다. 그 결과 장애인문제를 적극 해결하기 위한 소통창구가 사라졌고, 장애계 현안은 계속 산적할 뿐이다. 다가오는 7월 장애인등급제 폐지가 예고되어 대대적인 변화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국회 누구하나 관심 있게 보는 이가 없다.

자한당은 이번 망언으로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볼모로 잡았다. 다음 총선에서 장애인을 대표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뽑히길 기대하는 장애계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은 언사이며, 공직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망각한 행위이다.

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 폐지 같은 망언을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다가오는 총선에서 취약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비례대표를 당선권에 배정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여 이와 같은 상황을 되풀이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어떤 정당도 정치논리로 인해 장애인을 인질로 잡아 그 희망을 다시 짓밟는다면 다가오는 총선과 선거들에서 쓰디쓴 결과를 맛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9년 3월 12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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