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벙어리’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를 시청하는 청각장애인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지난 12월 23일 월요일 tvN '현장토크쇼 TAXI'(이하 택시)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와 진행자가 청각장애인을 비하하는 벙어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이는 고스란히 오픈자막 영화나 텔레비전 등에서 관객이나 시청자가 읽을 수 있도록 화면에 나타나는 자막을 통해 방영되었다.

‘택시’는 진행자가 택시를 직접 운전하면서 게스트와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12월 23일에는 배우 윤태영이 출연해 “벙어리 역을 하고 맡고 있다.”며 “시청자들이 벙어리나 바보 등의 연기를 할 때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MC 홍은희는 “벙어리 연기를 하셔서 그런지 눈빛이 정말 멋있다”며 응수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되어 시청하는 청각장애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장애인복지법 제 8조 제 2항에는 『누구든지 장애인을 비하·모욕하거나 장애인을 이용하여 부당한 영리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라고 규정하고 있어 장애인들이 비하 또는 모욕을 받지 아니할 권리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벙어리’는 국어사전에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정의되어 있다.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이나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벙어리’라는 용어를 장애인을 비하하는 의도에서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벙어리, 귀머거리, 병신, 정신병자, 난쟁이, 앉은뱅이, 절름발이’ 등과 같은 용어는 상대에 대한 비하, 폄하 등의 부정적인 상황을 묘사할 때 주로 사용되고 있고 이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방송 출연자나 제작자는 용어의 사용에 있어 더욱 민감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본회는 그동안 성명서를 통해 장애인 비하용어 사용을 중지를 촉구해오고 있고, 지난 2013년 11월 11일과 26일 EBS와 SBS를 상대로 매스미디어에서 장애인 비하용어의 사용중지와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 시정계획 수립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스미디어에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장애인 비하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무분별한 장애인 비하용어의 사용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매스미디어는 정보를 생산하여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이러한 정보가 일반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따라서 매스미디어는 생산하는 정보가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제작 및 방영해야 하고 이것이 바로 매스미디어의 책임성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회는 이러한 매스미디어의 책임성을 방기한 tvN을 규탄하며 tvN의 즉각적인 사과 및 언론 및 광고제작사에 장애인 비하용어의 사용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대중매체에서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13. 12. 24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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