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차별하는 특허청은 각성하고

시각장애 후보자를 임용하라!

“시각장애인은 앞을 못 봐서 업무처리가 안 된다.” “시각장애인은 힘들다.” 이 말들은 과거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시각장애인 공직후보자들을 두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했던 말들이다.

이러한 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책임 있는 자리를 맡고 있는 나라가 바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장애인에 대한 차별사례를 권고하고 있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여전히 차별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최중증의 시각장애인으로 전자공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시각장애인이 있었다. 그는 박사학위소지자를 대상으로 공모한 특허청 전기전자심사국 공업사무관(5급)에 응시했고 당당히 서류심사를 통과했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면접심사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면접에서 큰 실수도 없었고, 1명을 모집하는 자리에 응시한 사람도 시각장애인 전자공학 박사인 김훈(38세·광주광역시 거주) 뿐이었다. 눈에 띄는 결격사유가 없는 한 김훈 씨는 당연히 임용되었어야 하지만 실제로 눈에 띄는 결격사유도 없이 김훈 씨는 불합격했다. 이는 특허청이 시각장애를 눈에 띄는 결격사유로 보고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오늘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다시 한 번 우리 사회가 아직도 시각장애인을 무시하고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을 당했다. 이에 우리 50만 시각장애인당사자들은 특허청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규탄하고 김훈 씨에 대해 내린 결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아울러 특허청은 자신들이 범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관해 우리 50만 시각장애인들에게 사과하라!

세계 많은 국가들 특히 선진국에서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공직자로 일하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의 일에 책임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데이비드 블렁킷(영국 前내무부, 교육부 장관)은 잘 해도 김 훈 씨는 안 되는가! 많은 사람들이 헬렌 켈러나 뉴턴의 전기를 읽고 감동하지만 막상 시각장애인 등 장애인을 만나면 피하기 일쑤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한다고 할지라도 공무원 특히 고위공직자들은 그래선 안 된다.

김훈 씨의 경우도 그렇다. 헬렌 켈러를 보고 감동했을 사람들이 막상 시각장애인이 서류심사를 통과해서 면접에 들어오자 결국 불합격시켰다. 누가 이 일을 간과할 수 있으며 어느 시각장애인이 이 일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행한 특허청은 각성하고 김훈 씨를 임용하여 우리 사회의 정의를 되살리고 차별청이라는 오명을 씻어 내기를 소망한다.

2010년 9월 17일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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