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생존권을 보장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애인연금법을 제정하라 !!

우리나라 장애인의 우울한 현실이 외국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 1면에 강남 도심의 도로변에서 구걸하는 소아마비 장애인에 대한 얘기가 기사화 되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짐이 되기 싫어 집을 나왔고, 돈을 벌기 위해 구걸하고 있다고 했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외국 언론 1면에 소개된 이 기사를 보고 충격과 부끄러움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분명 국가적 망신일수 있고, 수치일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은 우리사회가 보이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태도와 장애인의 현실을 알고도 모르쇠하고 있는 정부의 무책임함이다.

우리사회의 장애인이 직면해 있는 차별과 편견은 전 생애 주기에 걸쳐 나타나고 있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우리사회는 부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의 장애인현실에 대한 파악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장애인들이 어느 때보다 큰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정부는 장애인예산을 삭감했고, 또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의 제시 없이 시혜적이고, 임시방편적인 대책만을 강구하고 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장애인의 삶의 질을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게 하고,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정부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 휴먼뉴딜 정책에 대한 계획을 통해 장애인의 소득보장 지원과 사회참여 기회 보장을 위해 기초장애연금의 도입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장애대중은 정부의 계획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는 소득보장정책인 기초장애연금은 수급 대상이 중증장애인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수급액 또한 기초노령연금 수준에서 설계되고 있어 장애인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보편성이라는 연금의 근본적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망각하고 있다.

장애대중이 원하는 수준과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간에 이처럼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예산의 논리만으로, 그리고 힘과 권력으로 장애인의 생존권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재단하려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장애대중이 생존의 위협에 내몰려 있지만 국가는 스스로의 책무를 포기한 채 모든 책임과 권한을 장애대중에게 지우려하고 있다. 결국 장애대중은 거리에서 구걸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오늘하루 온 국민들이 겪었을 지도 모를 이 굴욕은 장애인주간을 맞은 장애대중에게는 더 큰 상처가 되고 있다. 구걸을 중단하고 싶지만 ‘나는 다른 선택이 없다.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없다’는 그의 절박함 속에서 우리 장애대중의 아픈 현실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장애인 소득보장정책의 마련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느껴진다.

2009. 4. 23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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