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행정도우미 카페. ⓒ에이블뉴스

안녕하십니까?

먼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대한민국을 살기좋은 나라로 만들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일선 주민자치센터에서 장애인 행정 도우미로 근무하고 있는 김민수라고 합니다.

현재 장애인 행정도우미 카페(cafe.daum.net/ableadmin)운영자이기도 합니다.

저는 2001년 10월 19일 교통사고로 뇌병변 2급 장애인이 되어, 대학교를 졸업하고 작년 7월부터 장애인 행정 도우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대통령 당선인님께 편지를 쓰는 이유는 전국에서 일선 동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 행정도우미를 대표하여 저희들의 처지를 알리고, 장애인 행정도우미를 정규직화 시켜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장애인 행정도우미 사업은 2007년 7월 에이블2010(able2010) 계획의 하나로 장애인 복지 증진과 소득보장이라는 취지아래 시행된 사업입니다.

하지만 장애인 행정도우미는 시행된지 7개월이 넘었지만, 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의 하나가 장애인 행정도우미는 비정규직보다도 못한 계약직이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평균임금이 88만원인데 반해 장애인 행정도우미는 4대보험 다 포함하여 85만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또한 4대보험중에서 사업장부분도 본인이 납부하기에 실수령액은 72만원에 그칩니다.

정규직원보다 적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도우미(복지도우미, 기초노령연금도우미)들보다 적은 것은 분명한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지자체에 따라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주차수당, 월차수당, 식비가 저희들에게는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적은 것입니다. 72만원으로 식비를 쓰고, 생활비를 쓰고, 병원비를 내고 나면 저축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이렇게 빈약한 월급에 그 자리가 보장된 것도 아닙니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계약이 연장되는 것도 아니기에 항상 불안합니다.

게다가 어떤 회원 중에는 자신에게 일거리가 주어지지 않아 하루종일 인터넷만 하다가 퇴근하는 회원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계획은 복지부에서 세웠지만 그 시행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하기에 지자체마다 상이한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어떤 지자체에서는 다음 사업이 시행될때 기존에 장애인행정도우미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재응모 조차 못하게 차단해버렸습니다. 그야말로 장애인 일자리 체험 행사가 된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님!

대한민국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경제가 물론 발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이 사회적 약자들이 자리를 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약자의 희생으로 선진국이 된다면 그것은 후진국이 되는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으로 정규직화시켜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장애인행정도우미를 한 주민자치센터에서 계속 근무하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임명해서 정규직화시켜 안정적인 장애인 일자리로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장애인행정도우미가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서 한 동사무소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복지업무만을 보게 된다면 복지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그 지역에 복지수준도 향상될 것입니다.

저희 장애인행정도우미들은 무조건 받는 복지를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한 만큼 보수를 받기를 원합니다. 장애인이라서 일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불편한 몸이지만 다른 공무원들이 하기 싫어하는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어떻게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아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겠습니까?

장애인 행정 도우미가 정규직화 안 되고 지금 상태로 계약직이면서 사업 시행시마다 다른 장애인들이 하게 되어 장애인 일자리 체험행사가 되어버린다면 복지의 세 번째 원칙-사회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장애인의 잠재적 능력을 개발하고 개별화하여 처우해야 한다-을 지킬수 있을까요?

아니 정규직화 되는 것과 계약직 상태로 남아 있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장애인 복지의 원칙을 지키는 것일까요?

장애인 행정 도우미를 정규직화 시킴으로써 여기에 종사하는 장애인들이 마음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고, 자신의 능력을 200%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여 연가의 필요성도 요구합니다. 장애인이기에 병원에 가야 할 일이 비장애인보다 더 많습니다. 그리고 효율적인 업무를 보기 위해서도 휴식이 필요합니다. 최소한 한달에 하루 정도는 법정 공휴일 외에 쉴 것도 요구합니다.

위와같이 장애인 행정 도우미의 정규직화를 요청합니다. 못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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