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배우는 것은 쉬울까 ? 어려울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수화를 배우는 것은 쉬울까 ? 어려울까?

역시나 수화가 모국어인 농아인은 쉽겠지만 청인이 수화를 배우는 것은 영어를 배우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수화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간혹 오해하는 것은 수화가 한국어와 똑같은 구조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단지 수화를 외우기만 한 후 한국어 문장에 대응하여 수화만 바꾸어 주면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수화를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수화의 구조와 한국어의 구조는 다르다.

간단한 예를 들면 한국어로는 내일 몇시에 만날까? 이렇게 말하지만 수화로는 내일 만날까 몇시에? 이렇게 표현된다. 한국어로는 내일 어디에서 만날까? 이렇게 말하지만 수화로는 내일 만날까 어디에서? 이렇게 표현된다.

수화는 시각적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이 제일 마지막에 표현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나름 수화를 잘한다는 청인들이 하는 수화를 보고 농아인들이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수화어순이 아닌 한국어순을 따라 수화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영어를 잘 못하는 한국인이 한국어 어순에 맞추어 영어단어만 바꾸어 주는 일명 콩글리쉬를 하면 미국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와 같다.

그래서 수화를 처음 배울 때 단순히 수화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수화의 어순 , 특성, 표현방식을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농아인협회 이미혜 사무처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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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혜 칼럼리스트
한국농아인협회 사무처장으로 근무했다. 칼럼을 통해서 한국수어를 제 1언어로 사용하는 농인들이 일상적인 삶속에서 겪게 되는 문제 또는 농인 관련 이슈에 대한 정책 및 입장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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