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영구임대아파트는 중증장애인들이 살아가기에는 너무 좁고 불편하다. ⓒ에이블뉴스

경제 성장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들의 주거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장애인의 주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막막하기 그지없습니다.

어제는 척수손상 장애인 친구의 집들이 모임을 참석했었습니다. 그동안 영구임대주택이라고 하는 13평짜리 아파트에서 주공 24평의 공공임대아파트로 옮긴 것을 축하해주는 모임이었습니다.

모임에서 그 친구는 그동안 영구임대에서의 너무도 열악한 생활환경속에서 죽음 같은 삶을 살았다고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정말 우리나라가 진정 복지국가가 맞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중증장애인들은 형제들이 모두 출가를 하고 부모마저 세상을 떠나버리고 나면 혼자서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결혼을 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부모가 부유해서 재산을 많이 남겨주는 경우이거나 직업을 가진 장애인을 제외하고는 중증의 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은 정부에서 주는 정부보조금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형편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거의 문제는 어떻습니까? 보통 영구임대주택이라고 하는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영구임대주택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최소의 공간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마련된 공간입니다. 그나마 감사를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증의 장애인 그중에서도 특히 척수손상장애인들에겐 최악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3평짜리의 아파트는 실평수는 7~8평에 불과함으로써 복도 겸 부엌의 경우 휠체어를 돌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조차 확보가 어려워서 혼자서 싱크대 접근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는 욕실의 경우 휠체어는 물론이거니와 사람조차 들어갈 수가 없는 공간에서 욕실이 아닌 기본적인 화장실 기능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영구임대아파트를 더 크게 호화롭게 만들자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닙니다. 좀 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를 하자는 것이 제 이야기입니다.

어차피 영구임대주택이라고 하는 것은 장애인, 독거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공간입니다. 이미 지어진 영구임대아파트는 할 수 없지만 새로 짓는 아파트의 경우에는 중증의 장애인을 위해 내부설계를 고려할 때가 충분히 지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어차피 좁은 공간이라는 것은 수용하더라도 그 공간에서 최소한 방의 크기는 줄이더라도 기본적인 화장실의 출입은 휠체어로 가능하게 만들 수 있도록 설계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최소한 영구임대주택에는 장애인들이 많이 거주할 확률이 높다는 생각으로 설계에서부터 장애인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과 같은 주거공간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화장실의 기능조차 할 수 없는 주거공간에서 죽음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몇 년을 다행히 주변의 도움으로 24평 임대아파트로 옮길 수 있었던 그 친구는 이제 사람 사는 것처럼 살 수 있겠다고 좋아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중증의 영세한 장애인들이 영구임대주택이라고 하는 주거공간에서 오늘도 화장실이용 조차도 할 수 없는 수많은 중증장애인들은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요?

*이 글은 에이블뉴스 독자 이현미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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