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림모아츠 사용설명서 속 ‘카니발 휠체어 슬로프차.ⓒ창림모아츠

우리 나라 나이로 65세, 이제 1년 8개월 후에는 법적인 노인이 된다. 장애인은 65세가 되면 장애노인(노령장애인)이 되기에 장애에 노화가 보태져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그래서 장애인 노년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미리 준비를 해야 자존감이 낮아지지 않을 듯 하여 슬기로운 장애인 노년기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노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소속감이 없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어느 학교 학생, 성인이 되면 어느 회사 직원이란 소속이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되었지만 퇴직을 하고 나면 자기란 사람을 소개할 방법이 없다. 생각해보니 나도 참으로 많은 직함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 곧 명찰을 떼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식을 찾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정체성은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나는 나 자신을 ‘57년생 장애문인’으로 정하기로 하였다.

57년생 장애문인으로서 할 일은 노년기 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와 삶의 지혜를 글로 정리하는 것이란 작은 사명감에 ‘슬기로운 장애인 노년기 생활(줄여서 슬장노생)’을 준비하였다.

슬장노생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자동차를 장애인용으로 바꾼 것이다. 예전에는 일반 승용차에 장애인용 스티커만 부착하여 장애인주차구역을 이용하는 정도였다. 그때는 신차로 바꿀 때마다 차종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편한게 최고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카니발를 개조하여 수동형 슬로프를 부착했다. 휠체어에서 자동차로 그리고 자동차에서 휠체어로 옮겨 탈 때 업혀서 이동을 해야 해서 활동지원사의 부담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다가 수동형 슬로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애인콜택시(줄여서 장콜)는 자동형 리프트여서 장치가 복잡하고 작동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수동형 슬로프는 경사로여서 설치가 간단하고 승하차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

장애인 노년기는 장애인 보조장비를 최대한 이용해서 편리함을 누려야 한다. 수동형 슬로프를 장착한 승용차를 ‘장car’로 칭하면 어떨까?

나의 슬기로운 장애인 노년기 생활은 ‘장car’로 시작하였다.

*이 글은 57년생 장애문인 방귀희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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