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는 행정자치부 지원 사업으로 지난 여름 한강지구 망원수영장에서부터 북한산 등산로 입구, 신길종합사회복지관의 실내수영장까지 3회에 걸쳐 사고발생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레포츠 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자 척수장애인 당사자가 피켓을 들고 나선 것이다. 2015년 척수장애인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척수장애인의 28%가 다이빙이나 낙상, 레포츠 사고로 인해 척수장애인이 되었다는 통계가 나온다.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사회가 안전 불감증에 노출되었다는 얘기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지만 레포츠 안전수칙에 대한 중요성은 인지를 못하고 있어 보인다.

망원지구수영장에서 만난 관리소장님의 이야기로는 수없이 방송을 하고 현수막을 붙이고, 안전요원들이 주의를 주어도 물속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도 어린아이들도 아닌 다 큰 성인들이 말이다.

척수협회 회원 중에는 다이빙 사고로 인한 경수신경 손상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흔히 수영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다치겠지?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해상구조요원, 전국체전(수영부문) 출신 등 수영에 나름 일가견 있던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이빙 사고는 수영 실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필자는 오토바이 사고로 척수손상이 되어 휠체어를 타게 된 척수장애인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 당시 나는 누구보다 안전하게 운전을 했고 운전실력 또한 준수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정적이 흐르는 중환자실에서 깨어나 보니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사고 당시의 기억은 이미 지워진 상태였다.

진부한 표현이겠지만 정말 말 그대로 눈떠보니 장애인이 되어있었다. 사고는 언제 누구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란 것을 사고 후에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이다.

다이빙 사고 외에도 다양한 장소에서 사고는 발생한다. 북한산 우이령 등산로 입구에서는 산악사고에 대한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국트래킹연맹과 연계되어 캠페인과 트래킹 행사가 함께 이루어졌다.

캠페인 행사에 참여한 척수협회 일상홈 입소생은 등산 중 낙상으로 척수장애인이 된 회원이었다. 트래킹연맹 회원들에게 등산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그보다 좋은? 사례는 없었을 것이다.

괜히 위험한 레포츠 즐기다가 장애인 돼서 평생 힘들게 살지 말라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안전수칙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건강하게 살자고 하는 이야기다. 불의의 사고를 어쩔 수는 없다지만 안전수칙만 잘 지켜도 안타까운 사고는 줄어들 것이다.

캠페인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수영장에서의 다이빙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머리로만 알고 있는 안전수칙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고 후’에 예방은 없다는 사실을 ‘사고 전’에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은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김세윤 대리가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