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 6·2 지방선거가 정치계 핫이슈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시각장애인계에서도 24만 시각장애인계의 수장을 선출하는 중앙회장선거의 뜨거운 막이 올랐다.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중의 뜻을 반영하여 대표자를 선출하는 의사 결정 절차로, 투명성과 공정성의 보장이야말로 선거의 핵심원리이며 선출된 대표자의 정당성과 정통성을 보장하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계에서 이루어진 기존의 선거들을 보면, 과연 투명성과 공정성이란 원리가 충분히 보장되었는가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과 자성의 계기가 필요할 듯하다.

선거 때만 되면 오가는 금품과 향응 제공이 당연시되고, 동문 간의 암묵적 타협과 나눠먹기식의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는 더는 용납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혼탁한 선거문화는 시각장애인계 선거형태에서 그 간접적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은 장애의 특성상 이동에 제약이 따르며 그에 따라 회원들의 선택을 받아 선출된 대의원들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간선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간선제가 정착되고 올바르게 작동하려면 회원들의 올바른 대의원 선출과 함께, 선출된 대의원들이 시각장애인계 전체의 이익과 발전을 위하여 공정하고 책임 있게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혹은 사적인 이익을 좇아 귀중한 선거권을 행사해 버린다면, 모든 시각장애인 회원들의 지지를 받는 그들의 진정한 대표자 선출은 영원히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모든 선거 문화는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공염불이었던 이 외침이 이제는 우리의 의식변화와 함께 현실 속에서 실체적인 변화와 개혁의 모습으로 나타나야 할 때이다. 그 변화와 개혁의 실천항목으로 다음의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혼탁한 선거문화의 정화시스템을 갖춘다. 선거권이 있는 회원들이 스스로 금품과 향응 제공 등을 신고하고 자정하려고 노력한다. 부정행위로 신고된 후보자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 측의 강력한 제재도 강구되어야 한다.

둘째, 입후보자들 간의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선거를 위한 공증제도를 실시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공증을 통하여 입후보자들 스스로 내건 약속에 책임을 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셋째,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외부기관에 선거업무를 위탁·관리 받도록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하여 조금의 의혹과 비리도 허용되지 않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이러한 몇 가지의 작은 변화들을 통하여, 시각장애인계의 오랜 폐해로 작용했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모든 회원의 염원인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 상식이 통하고 각자의 능력에 따라

맡은 바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선거일은 며칠 남지 않았다. 과연 어떤 후보자가 회원들의 염원에 귀 기울이고, 기존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여 새로운 선거문화의 선구자가 될 것인지 주의 깊게 지켜보도록 하자.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이 글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조승현님이 보내온 것입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누구나 기고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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