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그대는 나의 천사)

그대는 나의 천사다

천사를 볼 기회가 극히 드물지만

한번 씩 볼 때는 그대에게 더욱 젖어든다

왠지 모르게 밝고 웃음 짓는 그의 얼굴에 반하고 만다.

그대의 그림자가 되어 존재하고 싶다.

인연이라는 운명을 끌어 드려 그대에게 다가가고 싶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대의 친구가 되고 싶다.

만남이라는 끈으로 그대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

팬이라는 이유로 그대의 집을 찾아가고 싶다.

그대가 나의 진실을 받아 줄 수만 있다면

나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편지를 쓰고 싶다.

그대의 마음이 돌아설 때까지…

누군가 그랬다.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받기위해 사는 것이라고…. 비장애인이든 장애인이든 사랑을 한다는 것은 참 아름다우면서도 아픔 없이는 '사랑' 역시 없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한다. 대상이 장애인일 경우 그 아픔이 더 크지만 기쁨 역시 말 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제일 쉽게 나의 경험담을 이야기 해보려한다. 내 나이 27살, 3년 뒤면 계란 한판이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나이…. 나는 지금 20개월 된 아들과 24살 남편이 있는 유부녀다. 남편을 포함하여 세 번의 사랑을 했다.

첫 사랑은 같이 특수학교 있을 때 고등학교 1학년 때 우리 학교로 전학 온 친구다. 지금은 비록 이 세상에 없지만 그 때를 뒤돌아보면 지금도 가슴이 콩닥콩닥 요동을 친다. 고등학교 입학식 날이었다. 새로운 얼굴이 눈에 확 띄었다.

그때는 그냥 전학 온 친구인가 보다 했다. 그 친구는 중학교 때까지 일반학교를 다니던 친구였다. 처음부터 나를 참 많이 도와주었던 내 친구…. 고등학교 때 만났으니 같이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던 그 시절…. 우린 그렇게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며 내 손으로 못 떠먹는 밥을 먹여주며 그렇게 순수한 사랑을 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여름 방학 때 시설의 무책임한 관계로 너무 어처구니없이 세상과 이별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비록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 친구는 영원히 나의 수호천사로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이다. 그렇게 나의 첫 사랑은 너무 가슴 아프게 끝나버렸다.

나의 두 번째 사랑 멀고도 힘든 사랑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만났던 아이…. 나에게 소리 없이 다가와 사랑만 남기고 간 사람….

컴퓨터 인터넷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채팅으로만 6개월을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 사람이다. 집이 부산이었기에 그리고 어렸기에 1년에 한번에서 많아야 3번 정도 만날 수 있었다. 멀어서 자주 만날 수도 없고 내가 장애인이라 만나도 할 것도 제한적이었던 만남이었지만 나에게 부모님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랑했다면 그 다음으로 나를 사랑했다고 느낄 만큼 내가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다. 3년이라는 시간을 사귀었지만 그 사람과 나에게도 넘지 못 할 것이 있었다. 바로 ‘장애’였다. 그 사람은 아무 상관없다고 했지만 그 사람 부모님께서는 우리가 연락을 하는 것조차도 싫어하셨기에 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과 협박 때문에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자존심도 상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작은 장애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너무나 크게만 보여 지는 장애가 싫었기에 돌아서 버렸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이 못난 나를 너무나 사랑해주었던 사람…. 너무나 감사하다.

세 번째 이자 마지막이 된 나만의 천사 나의 남편. 인연은 만들어 가는 것이지만 사랑은 운명이다. 교정복지에 관심이 있던 나는 대학교 때 청주 소년원으로 상담 실습을 나갔고 나에게는 너무 낯설지만 따뜻하고 또 다른 사랑의 표현과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곳이다.

장애인들은 자기가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겉으로 보이는 작은 장애 때문에…. 하지만 난 그곳에서 정말 불쌍한 아이들을 만났고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지만 너무나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영광스럽다. 상담하는 곳이 2층이었기에 휠체어를 탄 나로서는 너무 힘들었다. 처음 간 날은 아이들 이름만 들었지 프로그램에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 혼자서 2시간이 넘도록 혼자 1층에서 있어야만 했다.

그 명단 속에 ‘이겨라’가 있었고 그 다음 주에 내가 2층으로 올라갔을 땐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 그 곳에 없었다. 그렇게 2년 정도 흐른 뒤에 나의 첫 일터인 다사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갔는데 ‘이겨라’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땐 생각지도 못했다. 그 사람이 이 사람일줄…. 그렇게 우린 함께 일을 하며 사랑을 키워나갔고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이 사람도 나를 대학교 다닐 때부터 좋아하고 있었던 것을….

하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오기엔 너무도 힘들었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가장 축하 받아야 할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받아야만 했고 축복 속에서 태어나야만 했던 우리 아기에게 모든 사람들은 염려와 걱정이 먼저 앞서 있었다. 그렇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사귀거나 결혼을 하게 되면 한 사람은 무지 존경 받을 만큼 대단한 일하고 있는 것이고 한 사람은 무지 용기 있으면서도 다른 한 사람 무지 고생시키는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것 알고 있다. 물론 대단하고 존경받을 만 할 수도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을 한다는 것 누구 눈에 보이려고 하는 것 아닐 것이다. 서로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즐겁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것, 이런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내가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은 ‘장애는 장애일 뿐이다’라는 것을 기억하고 장애인이 틀린 사람이거나, 불쌍하거나 모자라는 사람이 아닌 비장애인들하고 있을 때 약간 다르다고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장애인이라 망설이고 있다면 한발자국 더 다가가서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보았으면 한다.

*이 글은 충북 청주시에 사는 에이블뉴스 독자 조우리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