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편안히 식사하는 장애인들. ⓒ박종태 기자

천주교 청주교구 장애인 어울림 한마당축제인 ‘하나 되게 하소서’ 행사가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주관으로 지난 20일 충청북도 청원군 현도면 상삼리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에서 열렸다. 이 대학은 국내 4년제 대학 중 유일한 사회복지전문대학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번 행사는 각 성당에서 식탁을 준비해 휠체어장애인들이 편하게 식사하도록 배려한 점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주지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글짓기 공모전도 개최해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킨 것도 칭찬을 받았다.

이날 장봉훈 주교는 “넘기 힘든 벽인 장애인 편견은 고통과 좌절을 장애인에게 안겨준다”고 일일이 장애인 유형별로 설명하면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을 위해서 대신 짐을 짊어진 사람들이다. 장애인들을 내 몸 같이 사랑해야 한다. 장애인 편견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주교는 운동장을 비롯한 행사장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관계자들에게 장애인 사랑을 당부했다.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그동안 한마당축제가 열렸던 충북대학보다 나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대학은 사회복지대학이라고 하기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너무 부족했다. 미사가 있었던 강당에는 남여 장애인 화장실 1개씩이 있었는데, 비상벨 손잡이도 없고 자동으로 물 내리는 세정장치도 없었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도 없었다.

행사장에서 화장실을 가려면 계단을 올라야 했다. 그런데 계단에 손잡이도 없어 힘들게 오르내리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휠체어장애인들을 위해서 조그만 계단 옆에 합판으로 경사로를 설치했으나 부실해 위험한 실정이었다. 이곳 장애인화장실의 편의시설도 강당 내 장애인화장실과 마찬가지 실정이었다. 청주 내에서 가장 좋다는 대학이 이 정도 수준이었다.

이 대학의 이사장인 천주교 청주교구 장봉훈 주교가 “국가적 미래(未來) 산업(産業)을 수행하기 위해 진정한 인간애를 구현하는 대학교,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교로 성장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인간에 대한 확고한 사랑과 신뢰를 지닌 인재, 진실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사회에 따뜻한 열정을 심을 수 있는 복지인의 뜻을 함께 할 젊은 인재들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가 세계적 수준의 대학교로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앞으로 이곳에서 공부해야할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 돼야한다.

장애인들은 즐겁게 이날 하루 지냈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하여 일부 봉사자들 장애인가족과 장애인들은 불만 을 쏟아냈다. 매년 개최될 장애인축제 한마당 때문이 아니라 장애인 학생들의 공부를 위해서라도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수준을 끌어올려야한다.

장애인들이 난간이 없는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박종태 기자

경사로가 없어 임시로 설치한 간이경사로가 위태위태하다. ⓒ박종태 기자

장애인화장실에는 비상벨 손잡이도 없고, 자동으로 물 내리는 세정장치도 없었다. ⓒ박종태 기자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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