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많은 시간을 통합(Integration, Inclusion)에 대하여 생각하고 실천해 보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곳은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이다. 그러나 강의를 하는 나사렛대학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통합되어 교육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러한 현장에서 "통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필자는 장애인 당사자로서 통합된 사회 안에서 살아왔다. 나중에 알았지만, 필자와 동연배에 해당되는 친구들 중에 상당수가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생활하였다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왜 멀쩡한 가정을 놔두고 시설에서? 사실 그는 지체장애인으로 생활시설에서 생활하다가 20세가 다 되어서 초등학교 졸업장만 손에 쥔 채 가정으로 돌아왔다.그리고 검정고시를 거쳐서 어엿한 사회생활을 하는 생활인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는 늘 생활시설에서의 생활에 대하여 장단점을 누누히 나에게 이야기하곤 했었다.

지적장애(知的障碍)를 가진 이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마땅히 통합된 사회에서 생활하여야 하고, 지적장애(知的障碍)를 가진 이들도 그들에게 적합한 교육을 통해서 통합된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나사렛대학교에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을 가르치면서 몇가지의 교훈을 얻은 것이 있다.

하나는 청각장애인의 통합교육이다. 수화통역을 아무리 잘해도, E-Computer와 프로젝트를 통한 문자교육이 동반된 수화통역을 하여도 건청인(健聽人) 학생과 청각장애학생 간에는 수업의 효과성에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비록 사전에 메일을 통하여 교육자료를 제공하여도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그 결과는 시험을 통해서 증명되곤 하였다. 그리하여 필자는 대학원생 중에 청각장애학생 3명을 별도로 다른 시간을 내서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차원에서 강의를 하고 이해하고 난 다음에 진도를 진행했다. 그러자 청각장애학생들의 눈빛에서 학구열이 불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입에서 건청인(健聽人) 학생과의 수업시간에 대한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통합환경이라고 하는 것이 장애학생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면 이러한 통합은 상당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특히 수업료를 내고 공부(학업서비스)를 하는 학생이 동일한 수업료를 내는다른 학생보다 불리한 서비스를 구입하게 된다는 것은 이는 통합이 동등한 권리의 보장이라기 보다는 차별대우를 감수해야 하는 권리침해라고 밖에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교육과 사회통합은 하나의 괄호( ) 안에서 묶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건전한 사회통합, 통합된 사회생활을 잘 하도록 하기 위해서 올바른 교육이 선생되어야 한다. 때로는 분리교육(물론 장애인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한)을 통해서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긍정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통합교육을 통해서 통합된 사회에 부적응하는 장애인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은 발달장애, 정신지체,학습장애 등의 지적장애(知的障碍)를 가진 학생들에 대한 통합교육이다. 분명히 이러한 장애학생들에게는 일반 학생에게 기대하는 학업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어떠한 의미에서는 이러한 지적장애(知的障碍)를 가진 학생들의 통합교육은 혼합교육(Mixed Education)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보육시설/유치원에서 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르지 않다. 단 보육시설/유치원은 조기교육(ealry education)/조기개입(early intervention)/조기재활(ealry rehabilitation)의 관점에서 다른 시기의 개입보다는 보다 효과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의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이 성장하면서 지적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의 학습능력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장애 학생의 통합은 다른 장애학생의 통합과는 다른 정의를 가지고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대학교육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들과 비장애학생과의 교육현장을 살펴본다. 놀랍게도 지적장애(知的障碍)를 가진 학생들은 결석도, 지각도 없다. 성실하다. 동시에 수업시간의 태도는 교육내용의 이해와 수용과 관계 없이 흐트러짐이 없다. 뿐만 아니라 나사렛대학교의 경우 장애학생에 대한 비장애학생의 인지도, 이해, 그리고 태도에 있어서 건전하고 바른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에 있어서는 지적장애(知的障碍)를 가진 학생일지라도 비장애학생과의 생활에 있어서 젼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물론 이러한 지적장애(知的障碍)를 가진 학생들은 참으로 훌륭한 부모 밑에서 잘 양육되었다.(부모가 얼마나 심적,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들었을까?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지적장애(知的障碍)를 가진 학생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들을 결코 집 안에 가두지 않았다. 극장, 여행, 소풍, 놀이공원, 시장, 그리고 그 외의 많은 곳을 함께 데리고 다니면서 소위 일상생활훈련을 교과서나 교실에서가 아니라 바로 그러한 현장에서 직접 가르치고 경험하게 하였다. 소위 화용론적 교육방법(話用論的 敎育方法 Pragmatistic Education)을 직접 사용하는 교육의 진정한 주체였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교육적인 성과가 아니라 생활에서의 통합에 대한 의미있는 발견을 하였다. 이러한 의미있는 발견(Meaningful Finding)은 장애학생의 입이 아니라 비장애학생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고백되어진 것들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 시도되어지는 통합은 교육과 생활에서의 통합으로 구분되고, 이러한 구분은 장애인의 삶에 유익이 되는 방향에서 차별적인 정의(discriminate justice)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인에게 특별히 대우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종국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하여 보다 장애인으로 하여금 효과적인 결과를 거두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통합을 향하여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영유아기의 장애아동에 대한 접근은 그것이 보육이나 유치원교육이 되었든 간에 전담보육시설,특수유치원에서 장애아동만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통합에 대한 역행(逆行)이나 통합을 지양(止揚)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향(志向)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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