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사렛대학교와 대구대학교가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교육환경평가에 있어서1, 2등을 하였다. 장애인 당사자로서 20여년전에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학이 좌절된 환경과 비교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학생들의 대학에서의 수업환경은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다. 이는 장애를 가진 교수들의 교수환경과 맥락을 같이한다. 능력과 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장애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시설 미비로 인하여 교수로 채용될 수 없거나 채용되더라고 참으로 힘겨운 환경과의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최근 5년간에 신축한 대학조차도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확보에는 미온적인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루 빨리 교육이 제공되는 모든 시설은 편의시설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장애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었다는 부끄러운 고백이 사라질 수 있게 된다. 장애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에 갈 수 없었다는 지극히 당연한 고백이 뱉어지는 사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아울러 우리는 또 하나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의 대학입학과 아울러 장애인의 취업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 발달장애인의 대학입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발달장애인의 대학입학 역시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의 대학입학은 단지 특혜이거나 특례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일반인 모두가 갖고 있는 그러한 조건에서의 정상적인 권리가 되어야 한다.

물론 아직도 특례입학의 대상이 되는 장애인이 존재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유치부 -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의 환경이 장애인에게는 장애가 되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장애인이 대학에 가는 길이 험난할 수밖에 없었고, 또한 대학 역시 장애인이 대학생이 되는 것을 그다지 기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두 가지 문제로 정리된다. 하나는 유치-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의 환경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강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물리적인 환경이든 인적 환경이든 간에 장애인이 당당하게 수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전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특례입학이 필요한 장애인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이 정비된다면 대학입학에 있어서 장애인 특례입학제도는 한 번 고려되어야 한다. 이는 수학능력을 소유하고 있는가와 결부되어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 이유는 대학은 유치-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의 학교와 다르게 구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고 지도자를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례라는 이름으로 모든 장애인이 입학할 수 있는 대상의 학교는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 이상의 학교는 수학능력의 소유에 따라서 입학이 결정되어야 한다. 일단 수학능력이 검증이 되면 어떤 장애인이라도 어느 대학에서든지 학습을 하는데 장애물을 만나서는 안된다. 모든 대학은 장애인이 당당하게 수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할 의무를 강제받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발달장애인의 대학입학은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대학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수업하는 광경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긴 시간을 무의미하게 지내야 하고, 비장애학생들은 그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희생시켜야만 한다. 그러다 보니까 발달장애학생이나 비장애학생 모두 손해를 입게 된다. 또한 발달장애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동반된다. “대학졸업생”이라는 자긍심 때문에 보호작업장이나 노동력 중심의 일터에서 일하게 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부모들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4년간의 사회진출에 대한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취업환경의 장벽은 그다지 쉬운 것이 아니다. 발달장애를 제외한 다른 장애인도 대학 졸업 이후에 취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지게 되는데, 발달장애학생은 더더욱 그러한 현실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 고용에 대한 법률을 철저히 강제하면서 여타 장애학생의 취업과 연관된 대학교육을 실시하되, 발달장애학생의 대학생활 역시 더욱 엄격한 의미에서 취업과 연관된 대학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모두가 고민하는 문제이지만, 장애학생의 대학교육은 취업과 연결되지 아니하면 사회적인 손실은 개인, 가정, 지역사회를 넘어서 더욱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