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장애인들의 집회에서 보여 지는 모습들은 하나같이 경찰들의 폭력적인 모습만 드러난다. 지금까지 경찰이 보여준 모습은 장애인들을 짐짝 취급하는 모습뿐이었다. 집회 현장에서 일반인들을 대하는 모습과 장애인들을 대하는 모습이 동일한 이유는 장애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전혀 기본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공무를 집행한다는 명분만 내세우기 때문이다.

지난 달 23일 집회에서 경찰은 폭력성을 감추려 하지 않고 너무도 당연하게 행사했다. 장애인들에게 휠체어는 몸의 일부임을 주장했지만 그들에게 그 말은 그닥 중요하지 않았으며 장애의 정도나 유형을 구분할 이유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장애인에게 활동보조 역시 자신의 일부이며 그들 없이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기에 법적으로도 장애인을 보호하는 사람 역시 장애인과 동일하게 여긴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활동보조인들을 집회현장에서 격리시키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휠체어를 뒤에서 잡아 당겨 장애인을 바닥에 팽개치고서도 너무도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서 저들이 과연 민중의 지팡이임을 자처하는 자들이 맞는지 다시 새겨 보게 된다.

항간에 경찰청에서는 장애인들의 집회에서 여러 가지 상황들을 놓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들을 수집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서 집회 진압의 방식을 문의했으며 인원위에서는 각 항목마다 차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냈다는 소문이 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고, 또 그것이 사실이라면 경찰은 스스로 엄청난 불법행위를 사전인지하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했다는 것이다.

문의 결과가 모두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말을 들었다면 당연히 별도의 교육을 통한 새로운 진압방식을 택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지만 당일 경찰의 모습은 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아 볼 수 없었으며, 이전의 관행대로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무식하고도, 대책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집회의 불법성을 따지기 이전에 집회 참석자들 개개인의 인권과 관련한 중요한 사안이다. 불법을 저질렀으니 불법으로 대응하겠다는 논리를 세우려 한다면 이는 더 위험한 발상이다. 법을 집행하는 가장 최 일선의 복무자들이 경찰이다. 그런 경찰의 책무는 법 집행에 있어서 불법적인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시민의 안위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고 세상이 군사정권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중에 가장 많은 지탄을 받는 곳이 경찰이다. 집회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 있을 뿐 집회 참가자들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장애인들의 집회에서 휠체어를 뒤에서 밀어 장애인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미 경찰로서의 본분을 잊고 오직 권력에 빌붙어 기생하는 세력으로 보일 뿐이다.

차별금지법이 생기고 그 법을 지켜가야 할 경찰이 법 자체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판단에 의해서 행동하려 든다면 누가 법을 지켜갈 것인가

경찰의 폭력행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위진압에 동원된 화풀이를 시민들에게 하는 모습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그런 행위에 대해서 경찰 지도부는 아무렇지도 않게 모르쇠로 일관하며 동영상이 공개되고서도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마치 모든 사실들이 조작된 것이고 경찰은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가장 우선으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식이다.

지난 7월23일 집회에서 일어난 경찰의 폭력은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차이가 있다면 장애인들이 집회를 해도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는 것이고 변하지 않은 것은 경찰은 차별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어도 막가파식의 모습 그대로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제복을 입은 깡패에 불과할 뿐이다. 말로는 공무집행과정에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하지만 그 불미스러운 일이 한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된다는 것이다. 경찰의 뻔뻔함은 말 그대로 후안무치(厚顔無恥)이다.

경찰은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서 사과하고 그 책임자를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경찰청장은 틈만 나면 법질서 확립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고, 법질서 확립을 위해서 경찰들에게 장애인식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며,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경찰 스스로 변할 수 없다면 누구도 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검찰은 권력의 개가 됐다고 이야기 하는 지금 덩달아 경찰도 스스로 개가 되기 위한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여 답답함을 넘어 안쓰러움이 생겨난다.

경찰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들을 지키고, 국민들의 일상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가장 기본적인 법의 보호 장치를 경찰 스스로 뭉개버리는 상황에서 누가 법을 지키려 할까

경찰이 시민의 경찰로 거듭나기를 바라지도 않겠다. 단지 법을 지켜가는 자신들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법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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