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전경 ⓒ정재은

예로부터 경기의 금강산으로 불리우는용문산은 정상에서 뻗어내린 아름다운 계곡들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산과 호반과 계곡이 함께하는 일석삼조의 즐거운 여행을 그려본다.

관광단지로 개발된 용문사입구, 자연미는 떨어지나 편의성은 개선된듯하다. ⓒ정재은

무엇보다도 양평에 들어서는 길목은 호반의 풍경도 풍경이지마는 푸르른 실록의 산들이 더 인상적이다. 아기자기한 산들은 양평 읍내를 벗어나 용문, 광탄면을 지나면서 산새가 점점 커지는 듯하다가 용문산 자락에 이르면 산의 웅장함이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스레 해준다.

그도 그럴 것이 남한강과 홍천 강으로 둘러 싸여 있는 용문산 주변에는 유명산을 비롯하여 중원산, 도일봉 등이 산세를 더 하므로, 그 웅장함과 산수의 조화로움이 아기자기한 묘미를 더해준다. 주변의 푸른 산새에 흠뻑 젖다보니 길은 어느새 용문사 입구에 이른다.

용문산 남동쪽 기슭에 있는 용문사로 이르는 길은 모두 아름드리 은행나무로 줄지어 있어 보지 않아도 가을날의 노란행렬이 눈 안에 가득하다. 담양이 메타세콰이아 가로수로, 청주가 플라타너스와 인연이 깊었듯 아마도 은행나무와 양평은 큰 인연이 있는가 보다.

경내로 들어가는길은푸르른 숲속에 한적한 산책을 하기에 적당하다. ⓒ정재은

그렇지만 아담하고 소리 없던 이곳 용문사 입구는 국민관광지로 개발되어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자연미가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잔디사이로 가족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정답게 보여 가족여행지로 추천할 만하다.

더구나 용문사로 이르는 길은 계곡을 끼고 함께 하여 용문산의 맑은물과 함께할 수 있다. 길은 완만한 경사이기 때문에 가족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산책길이기도 하다. 용문사 입구는 주차장에서 얼마를 지나지 않아 금세 도착한다

대웅전 전경. ⓒ정재은

뒤편 저만치에 용문산 자락들은 초록빛 병풍처럼 용문사를 감싸고 있어 사찰은 상대적으로 색이 선명하고 청명해 보이는데 신라 선덕왕 2년(913년)에 창건되었다는 유서 깊은 고찰임에도 역사적 의미에 비해서는 그 규모나 인지도가 높지 않다. 아마도 고찰 앞에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은행나무의 유명세에 가려져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천년세월을 우리와 함께해온 동양최대 최고의 나무이다. ⓒ정재은

대웅전 앞에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보는 이에게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할 만큼 대단한데 천연기념물 30호인 이 은행나무는 둘레 10m, 높이 70m로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

이 은행나무는 암나무이며, 줄기 아랫부분에 큰 혹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나무 중 가장 키가 크며, 우람하고 당당한 위엄을 풍기는 대표적인 명목이라 할 수 있다.

신라 경순왕(敬順王)의 세자였던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심었다고도 하고, 또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義湘大師)가 그의 지팡이를 꽂은 것이라고도 한다.

나무가 자라는 동안 많은 전쟁과 화재가 있었으나 이 나무만은 그 화를 면했다고 하니 우리네의 역사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한 이 한그루의 자연과 그 생명력에 깊은 감명을 느낄 수 있었다.

정재은 作- 계곡 ⓒ정재은

찾아 가는 길:

o 자가용 이용 시, 팔당댐 지나 6번 국도를 타고 양평읍내 앞에서 홍천행 고속국도를 탄다. 용문휴게소를 지나 용문사나들목 이정표를 보고 진출하여 바로 만나는 도로에서 좌회전해 331번 지방도를 타고 용문사까지 직진한다.

o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용문행 또는 양평행 시외버스를 이용한 후 용문사행 시내버스를 탄다.

※ 용문사관광지안내 031)773-0088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경기지사에 재직 중이다. 틈틈이 다녀오는 여행을 통해 공단 월간지인 장애인과 일터에 ‘함께 떠나는 여행’ 코너를 7년여 동안 연재해 왔다. 여행은 그 자체를 즐기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심리활동이다. 여행을 통해서 아름답고 새로운 것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우리네 산하의 아름다움을 접하는 기쁨을 갖는다. 특히 자연은 심미적(審美的) 효과뿐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정화시켜 주는 심미적(心美的) 혜택을 주고 있다. 덕분에 난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장애라는 것을 잠시 접고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받아온 자연의 많은 혜택과 우리네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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