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의 다양한 종류들을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접해 봤다. 그러면서 저 비상한 머리로 왜 저런 짓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치밀함이나, 완벽한 시나리오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엄청난 사기극을 본다. 그런데 이건 어딘가 좀 이상하다. 대놓고 우격다짐을 놓다가, 슬금슬금 눈치 보며 고개 숙여 사과도 하고, 그러면서 잘 해 낼 테니 한 번 보라는 식으로 은근한 으름장도 놓으면서 대놓고 사기를 치려 든다.

왜 촛불이 잦아들지 않고 더 드세게 일어나는지 정말 모르는 것일까? 대통령 주변에는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이토록 없단 말인가?

추가협상을 잘 하고 왔으니 이제는 그만 마침표를 찍자고 한다. 협상의 내용을 국민에게 전달하기도 전에 설레발을 떨며 법석이다. 고개 숙인 대통령의 속내가 못내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추가협상에서 30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을 한다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구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시원찮다. 일본의 경우 연령 추적시스템이 잘 돼 있어 구분을 쉽게 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경우는 미국정부와 미국업자의 말만 믿어야 하는 원시적인 형태이니 ‘양심’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차라리 미국의 업자처럼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한다면 또 모를일이다.

또, 머리뼈와 눈알 등은 수입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문제에서 한참을 벗어 나 있다. 30개월 미만의 소와 함께 핵심적인 문제로 내장부위와 등뼈의 수입이다. 곱창과 육수를 먹는 우리 식습관을 보면 이는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를 어물쩡 넘어가면서 먹지도 않는 눈알과 머리뼈를 가지고 자랑을 늘어놓으니 문제의 중심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이것저것 다 따져보고 싶다만 입만 아픈 일이고, 문제의 본질을 두고서 주변거리를 가지고 변죽을 울릴 요량이면 미국까지 가서 허튼 돈 쓸 일이 아니지 않은가.

국민들은 말한다. 급한 것은 미국이지 우리가 아니라고. 저들은 당장 팔기위해 안달을 내지만 사는 쪽에서 안달을 하면서 굽실거릴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왜 그렇게 못하는 것일까? 미국과 미국의 축산업자들에게 책잡힐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대운하는 국민이 반대하면 포기한다고 고개 숙인다. 전제가 달린 사과다. 이미 국민의 80%가 반대한다고 언론을 통해 수없이 보도가 된 내용인데 국민이 반대하면 이라는 전제를 달아 사과를 한다는 것은 지금의 국면만 넘어가면 다시 뻔뻔한 사기를 시작하겠다는 말 아니겠는가. 민영화도 안하겠단다. 하지만 선진화 작업을 추진하겠단다.

민영화와 선진화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말을 한 사람이 제대로 된 설명을 덧붙이지 않으니 추측만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또 ‘좌빨’이라 멱살잡이를 하려들 테니 그러지는 못하고, 추가 설명이 나오려나 기다리는데 일절 언급이 없다.

노무현 정부 때 그토록 코드인사가 나라를 망친다고 야단법석을 떨더니 이 정부에서는 대놓고 사람을 나가라 말하며 제 사람을 심어 놓기 바쁘다. 농사철 고추모종 내듯이 하면서 말뚝질을 해댄다. 법으로 보장한 임기를 서둘러 매조지하면서 제 사람 줄 대기에 여념이 없다. 법도 없고, 눈치도 없고, 작정하면 밀고 나가면서 국민들이 죽어 자빠지건 시궁창에 처박히건 관심이 없다.

한 나라를 운영하는 자리가 대통령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정책은 국민을 위해 만들어 가야하며, 무엇을 하건 국민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하는 자리다. 그 자리가 앉으면 나라의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되는 자리가 아니다.

비전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정책으로 정해진다. 지금처럼 온갖 꼼수를 부려가면서 당장만 모면하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대통령은 사과하고 장관들은 밀어붙이고 손발이 척척 맞아 떨어진다. 게다가 이제는 보수 총집결이라면서 대통령을 보호한다고 실성한 것처럼 행동을 해대고 있지만 정부나 여당에서는 중재를 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 보인다. 당장 자신의 안위만 신경 쓰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100일 남짓을 지내면서 마치 3~4년은 족히 지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착각일까?

이제는 정부가 무언가 발표를 한다하면 겁이 난다. 또 짐 싸들고 거리로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이제 그만해도 될 때다. 촛불을 끄라 말하기 전에 왜 촛불이 타오르고 있는지 더 깊이 생각해보라. 지금의 상황을 민란이라 말하지만 진짜 민란은 쇠고기를 넘어 벌어질 일들에 있다.

툭하면 모여서 힘으로 해결하려 든다고 타박하지 말라.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 주범이 바로 정부와 대통령이다. 국민들도 안심하고 편안하게 생활하면서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누군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방송을 가지면 무엇하고, 재벌들 편을 들어주면 무엇하고, 미국에 빌붙어 살면 또 무엇을 할까. 다 부질없음을 알아야 한다. 종교지도자들을 만나서 무슨 충고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초등학생들도 제대로 설명을 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러니 정말 상황파악을 해보고 싶으면 광장으로 오라. 거기서 아이들과 진솔하게 이야기를 해보라. 그 아이들이 이 나라의 미래들이다.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 당당하게 광장으로 나와 무릎을 맞대고 토론이라도 해보라.

여러 사람 고생시키지 말고 이제 그만하라. 촛불은 물대포에도 꿈쩍 않고, 장대비에도 흔들림이 없고, 온갖 비방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다. 이것은 신념이고 의지다. 올바른 인식에서 나오는 국민 개인들의 줏대다. 그 줏대를 대통령이 나서서 지켜주면 안되겠니?

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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