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맹과니에 헛똑똑이가 따로 없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를 디지털시대라 칭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집단이 있으니 청기와 집 사람들이라 하겠다. 여전히 아날로그 시대를 살고 있으며 가만히 보고 있으면 더 심하게 과거로 돌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촛불이 밤을 밝히고 국민들이 더 많은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서서 잘잘못을 따져 시시비비를 가리자 하지만 뾰족한 대꾸가 없다. 친북좌파의 준동이라고 하면서 군대를 동원하자느니, 공권력을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야단들이다. 문제를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30개월 령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되고, 이상이면 안하겠다고 하지만 문제는 그것 외에 더 많은 불합리한 조건들이 있다는 것이다. 가령, 광우병을 유발한다는 프리온 물질이 동물성사료에 의해 발생한다는 견해가 있음에도 그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거나, 소의 다른 부위(내장이나, 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덮어두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정부와 미국의 사업자들을 믿고 먹으라는 것인데 어떤 근거를 가지고 저들을 믿어야 하는지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개인 기업들이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은 재고의 가치도 없는 일이다. 국민이 안사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어야 할지 난감 그 자체다.

100분 토론에서 우연찮게 드러난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정부가 얼마나 거짓을 일삼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일이다. 모든 미국인들이 30개월 이상 소와 내장으로 만든 햄버거를 먹는다고 했지만 정작 햄버거 회사에서는 그런 일이 없으며 30개월 미만의 소를 사용하고 다른 첨가부위가 없으며 이는 국제적 기준이라 말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망연자실(茫然自失)이다. 햄버거 회사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정부 간 협상내용이 일개 기업의 기준만도 못하단 말인지 원….

여전히 꼼수로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려 잔머리 쓰는 것을 보면서 ‘국민을 우습게 봐도 분수가 있지’ 라는 생각만 든다.

미국 국회에서는 앞으로 벌어질 국제협정이나 이미 체결된 내용이 손해라 여겨지면 재협상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 법이 만들어 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문제는 저들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체결된 내용도 뒤집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나서는데 우리 정부나 국회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익을 이야기 하지만 그 실체가 점점 더 궁금해 질 뿐 이익이 어떻게 만들어 지고, 누구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지 알려주지 않으면서 툭하면 국익이 우선이니 국민들은 참으라고 하는 것을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할까.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고 이야기 하려면 최소한 미국의 국회의원들처럼 자국에 유리한 규정들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또 자율규제를 말하지만 그것이 제대로 지켜질까? 그보다 먼저 나라와 나라간 협정을 놓고, 어떻게 민간에 그 책임을 넘길 수 있는가? 문제가 생기면 민간업자가 모든 책임을 진다는 말인가? 자율규제란 것이 말 그대로 자율규제 아닌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말고 싶으면 안하면 그만이다.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이 문제를 어찌 청와대만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 달을 넘기면서 벌어지는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광장으로 나와 끝장토론이라도 해보면 안 될까? ‘광우병이 생기면 조치를 취하겠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전혀 꿀리지 않는다’며 헛소리나 해대면서 일단 들여와서 먹어보고 이야기하자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말이다.

우리는 실험용 쥐가 아니다. 단순하게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그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내는 부산물들이(라면스프, 조미료 등등)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아예 외면하고 있는 건가. 나라 전체를 마치 자신의 개인재산인 것처럼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인다.

모든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는 여기저기서 보여 지고, 공기업의 사장단이나, 공공기관의 대표들, 심지어는 민간단체의 대표마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끔 정비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답답함이 하늘을 찌르는데 거기에 의료민영화와 물 민영화 이야기가 들려오고, 더 나아가 전기와 가스도 민영화 의도가 있다하니 국민들을 말려 죽이려 작정을 하지 않은 이상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궁금증이 부풀어 오른다.

아무리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에 맞춰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런 사유는 기업에는 통용되는 것이고 국가를 운영해 나가는 입장에서는 공공의 서비스를 더 질 좋게, 더 광범위하게 국민들에게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겠는가. 여기 가서 이 말하고, 저기 가서는 다시 저 말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소신도 없고, 철학도 없고, 개념도 없으면서 줏대까지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된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겠다, 소통구조를 만들겠다, 국민을 이해 시켜 나가겠다고 하면서 어떤 노력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말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든다면 지금보다 더 커다란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그렇게 할 마음이 있다면 지금 당장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마다 막아 놓은 전경차(닭장차)를 치우고 촛불사이로 들어와야 할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가면서 결론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매일 벌어지는 밤샘집회로 국민들은 피곤하다. 이 피곤함을 거둘 명쾌한 답안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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