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들은 변해야 한다. 장애학생의 부모든, 아니든 모든 부모는 변해야 한다. 특히 학교와의 관계에서는, 혹은 교사와의 관계에서는 반드시 변해야 한다. 지금처럼 지내서는 학교는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늘 지금처럼 혹은 더 심한 환경에서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관점의 변화가 우선이다. 학교와 친하게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단순한 의미로서 친해진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친하다는 말은 잘 어울린다는 말과도 같은 의미로 봐야 할 것이고, 잘 어울리는 방식이 지금처럼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제대로 된 토론과정을 거쳐 합의점을 찾아내고, 그 결과들이 아이들에게 반영되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친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직도 학교에 기본 물품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부모들을 보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지나간다. ‘여전히 저러고 있구나’, 혹은 ‘아직도 저러나?’

학교는 왜 부모들에게 저런 허접한 심부름을 시키는 것일까? 왜 부모들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것일까? 잘잘못을 따져 물으려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고민하고 변화를 추구한다면, 아니라 여겨지는 부분에서는 아니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장애학생의 부모뿐 아니라 모든 학부모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것이다.

장애학생의 부모이다 보니 장애학생의 부모들을 중심으로 이야기 한다면 이제는 더 이상, 제발 고개 숙이고 학교에 가지 말자. 장애가 무슨 전염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스스로를 작게 만들면서 아이들을 돌보려 하는가 말이다. 교사의 한마디로 모든 것이 결정 나고, 그 결정이 부당하다 여겨도 딱히 반박도 못하고 돌아서서 하소연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지금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다고 하면서 자신이 그토록 작아진다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하나의 법이 만들어 지고, 다시 하나는 마무리과정에 있다. 그 법들이 제대로 빛을 발하려면 부모들이 철저하게 변해야 한다. 교사와 대등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하고, 교무실에 들어가 학교장이든, 학교 관계자든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펼 수 있어야 한다. 형평성을 이야기 하려들면 제대로 된 형평성을 가르치고, 공간의 부족을 이야기 하면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구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공무원들의 안일함을 눈감아주지 말고, 질타하고, 개선을 요구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환경을 하나, 하나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 할 말이 없다고 하는 부모들을 만나면 정말 그런지 끝까지 따져 묻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라고 말을 하면서 ‘내 아이’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스스로 모순을 만들어 가는 것이고 그 모순 속에서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문제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문제를 들춰내서 문제로 만들어 내지 못하고 문제없다고 이야기 하는 부모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변한다는 것은 버려야 가능하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워 갈 것인가. 자신에게 있는 버려야 할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것들을 채워 존재감을 키워 가야 한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아무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당장 효용성면에서 떨어진다거나, 아니면 그것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순리(?)대로 살아가겠다고 한다면 그것들은 언제 어떻게 사용이 가능해 지는 것인가. 지식이란 것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 자신은 물론 자신의 주변 환경을 바꾸어 가라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이제는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시늉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우러나는 열정을 가지고 세상과의 어설픈 타협을 깨고 일어나야 한다. 당장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 길이 옳다고 판단하고, 결정을 했다면 신발 끈 질끈 묶고 힘차게 걸음을 옮겨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들이 더 많아지고 더 나아진 환경에서 아이들과 생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부모들 이야기를 하면 거기서 거기의 이야기들을 매번 하게 된다. 고개 숙이지 말자, 하고 싶은 말은 다 하자, 당당하자, 자신 있게 살자…. 이제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변하면 다 할 수 있는 것들이니 철저하게 변해가면서 모든 상황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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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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