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선생님과 나들이 가서 잘 얻어먹은 날. ⓒ최석윤

이제 검사라면 이골이 날만도 한데 한빛이는 여전히 떼를 쓰며 힘든 시간을 보낸다. 결국은 강제로 진압을 당하게 되고 소리를 너무 질러대 목에 실핏줄이 터져 벌겋게 일어날 정도다

보통은 수면 주사를 한대 맞는다고 하는데 잠을 안자니 할 수 없이 한대를 더 맞고서 버티다 버티다 잠이 들어 그 잠깐의 시간에 후딱 처리하고 목까지 차오른 한숨을 토해 낸다.

단 몇 분이면 끝나는 것을 준비하는 시간이 한 시간이 넘으니, 다 마치고 나와 슬그머니 눈을 뜨는 한빛이를 보며 신발을 신기고 있는데 C/T실 직원 왈 "잠이 안 깼으니 조심하세요"하며 인사를 하자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벌떡 일어나 손장난을 친다. 반짝반짝 작은별하는 식으로….

그 직원 다시 한다는 말이 "뭐 이런 아이가 다 있나" 꾸벅 인사하고 제 발로 걸어 나오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이런 걸 자랑하며 다녀야 할까, 미련퉁이라고 하며 다녀야 하는 걸까.

그렇게 검사를 겨우 마치고 결과를 보는데 작은 물들은 많이 사라지고 없지만 큰 것들은 여전히 그렇게 자리 잡고 앉아 저도 몸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듯 시위성 인사를 한다. 아직은 위험하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은’이란 말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그 엄청난 체력으로 극복해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엄마가 장보는 시간을 주기 위해 부자지간에 버스 투어에 나선다. 버스 안에서 약기운이 퍼지는지 정신없이 잠이 들어내려야 할 정거장에서 세정거장이나 지나 겨우 깨워 내려 다시 거슬러 올라오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잠도 실컷 잤으니 앞사람 옆사람 참견도 하고 반응이 시큰둥하면 어줍잖게 한번 웃어 주고는 이내 다른 혼자만의 놀이에 빠져 든다.

그렇게 엄청난 체력을 자랑하는 녀석은 오늘도 씩씩하니 제 길을 간다.

[제2회 에이블퀴즈]퀴즈를 풀면 선물과 지식이 팍팍!!

[리플합시다]장애인들은 이명박 대통령당선자에게 이것을 바란다

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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