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배서더 1기로 활동한 최국화 KBS 앵커. ⓒ서인환

하티스트는 휠체어 사용자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장애인의 패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운영되는 브랜드이다. 그래서 런칭 준비부터 휠체어 사용자와 함께 R&D를 진행하고, 휠체어 사용자를 모델로 발탁해왔다. 또한, 2020년부터는 척수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을 앰배서더로 모집하고, 선발된 앰배서더는 하티스트 의류 개발과 홍보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13명의 앰배서더가 하티스트와 함께하고 있다.

최국화 앰배서더(1기)는 의류사업을 한 어머니와 패션디자인을 공부했던 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줄곧 패션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도했고, 주위 사람들에게 패션 감각이 좋다는 칭찬을 들을 때면 굉장히 뿌듯함을 느꼈다. 그러나 2007년 중국 유학생활 중 계단 낙상사고로 척수(요수 1번) 손상을 입게 되었다. 그로 인해 고관절 아래부터 하지 대부분의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을 상실해 휠체어에 앉아 지내는 시간이 많게 되면서, 의복 착용의 많은 제약과 불편으로 인해 즐거움이었던 옷을 고르고 입는 일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장애인식개선 강사와 아나운서(‘복지TV’ 여행 프로그램 ‘Barrier-free 여행’) 활동을 하면서 대중들 앞에 설 기회가 많아 의복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하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도 장애인의 체형과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옷은 신축성이 없어 활동성이 떨어지고 구김이 생겨 패션의 디테일을 놓치고 포기해야 하는 아쉬운 상황을 자주 겪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누구나 원하는 옷을 마음껏 입을 수 있고 모두가 누릴 수있는 가능성을 지향하는 하티스트가 최국화 앰배서더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직업 특성상 격식은 갖추되 휠체어를 사용하는데 불편하지 않은 정장이 필요해 앰배서더 활동을 하면서 하티스트 팀과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피팅에 참여하여 자신이 상상한 옷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완성된 옷인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를 입고 최국화 앰배서더는 KBS 아나운서 면접 결과 KBS 제6기 장애인 앵커로 선발됐고, 자신감 있는 면접을 이끌어 준 역할을 하티스트가 했다고 말한다.

최국화 앰배서더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그 만족감을 나누고 싶어 적극 하티스트를 추천하고 있다고 하면서, 아나운서의 업무 특성상 자주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하티스트가 아니었다면 방송 시간 맞추기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앰배서더 1기로 활동한 댄스스포츠 채수민 선수. ⓒ서인환

휠체어 장애인에게 활동성이 좋은 맞춤 의류가 있어야 하고, 앉아있더라도 상황에 맞는 옷들을 골라 입을 수 있는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생각에 채수민 앰배서더(1기)는 하티스트 앰배서더에 지원했다.

댄스스포츠 서울연맹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채수민 앰배서더는 장애를 갖기 전 힙합을 전공했다. 춤을 출 때 불편함이 없고 신축성이 좋은 옷들을 찾다보니 레깅스를 자주 입었다. 그러나 장애를 갖은 후에는 레깅스가 배에 압박을 주고 착탈이 불편해 춤출 때와 일상생활을 할 때도 반바지나 밑위가 긴 바지 그리고 추리닝을 많이 입게 됐다.

춤출 때를 제외하고 각종 촬영이나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장소에 갈 때 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그러나 휠체어 사용자에게 맞는 옷이 많이 없어 격식에 맞는 옷을 고르기보다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츄리닝을 많이 입게 된다는 점이 늘 아쉬워했다.

옷은 날개라고 한다. 채수민 앰배서더는 척수장애인에게도 옷은 외출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날개가 되어주었으면 싶었다. 불편한 옷을 입은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이 쓰여 기분이 저하되는 일 없이 어울리고 내 마음에 드는 예쁜 옷을 골라서 사람들과 만남을 하고, 자기 생활을 자신있게 하는 모습이 많아졌으면 하는 소망을 하티스트를 통해 이루게 되었다.

하티스트 앰배서더가 될 당시 장애를 갖게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 적응기였다. 앰배서더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편하게 옷을 입을 수 있는지 장애인의 몸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댄스스포츠 선수로서 어떻게 하면 옷을 더 화려하게 입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장애를 수용하고 선수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의상도 즐거움을 주는 한 요소가 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앰배서더 4기로 활동중인 김규완 뮤지션. ⓒ서인환

하티스트 4기 앰배서더로 선발되어 23년 봄/여름 상품에 참여하고 있는 김규완 앰배서더는 선배 앰배서더의 멋진 모습을 보고, 지원하게 된 만큼 실제 사용자로서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곧 선보일 옷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KK(케이케이)라는 이름으로 래퍼와 프로듀서로 활동했던 김규완 앰배서더는 2019년 태국에서 다이빙 사고로 경추 5번‧6번 손상을 입게 되어, 2년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한 지 이제 만으로 1년차 새내기이다. 병원을 벗어난 지 오래되지 않아 개인위생관리부터 외출까지 아직은 모든 게 어색하다.

비장애인이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옷 또한 장애를 갖게 된 후에는 불편함을 느끼는 고민거리가 되었다. 침대에서 휠체어로 이동할 때 바지의 허벅지 부분을 양손으로 잡고 팔 힘으로 버텨서 이동을 하게 된다. 이때 체중이 온전히 바지 부분에 실리기 때문에 손이 미끄러지면 큰 사고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 있어 위험한 상황도 몇 번 있었고 바지가 터지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옷을 선택하는 데 제약이 따르는 것은 기본이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바지 재질의 감촉과 탄성의 정도, 질김 그리고 마감 상태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리고 하체의 감각이 없어서 지속해서 압력을 받으면 생기는 피부 질환인 욕창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도 디자인까지 훌륭한 옷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규완 앰배서더는 사고 당시 SNS를 통해 많은 팬의 도움을 받았고, 사고 이후 새롭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게 팬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길을 하티스트와 함께 SNS를 통해 널리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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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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