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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 간의 휠챠녀 가족 해외여행 이야기-⑤

LA 여행 두번째 편, 환상적 노을 보며 육아 우울증 점점 회복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9-15 10:34:51
원래 닛산 렌터가에서 포드 차량으로 바꿔 줬다.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원래 닛산 렌터가에서 포드 차량으로 바꿔 줬다. ⓒ박혜정
전날 저녁에 터진 렌터카 타이어를 수리하기 위해 렌터카 영업소를 가야 했다. 하지만 아침에 준비가 늦은 나와 아이들은 숙소에 있고, 남편을 혼자 렌트카 영업소로 보냈다.

남편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데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 해결 상황에 대략 난감해 했다. 그래도 나는 상황을 편지 형식으로 써주고 필요한 서류를 챙겨 주었다.

거의 2시간이 넘어 돌아온 남편은 원래 렌트카가 아닌 동급의 다른 차로 바꿔 왔다. 얘기를 들으니 남편은 2시간 가까이 ‘타이어 펑~!’ 이 말만 수십 번을 했다고 한다. ㅋㅋㅋ

그랬더니 뭐라 쏼라쏼라 하고 기다리라 하고, 또 뭐라 하고 기다리라 하고... 한참 뒤에 다른 차를 타고 가라 하더란다. 타이어만 간단하게 떼워주면 될 걸, 맘에 안드는 차로 바꿔줬다며 투덜거렸다. 다행히 가져온 서류를 보니 제대로 처리는 된 것 같았다.

베버리힐즈를 차로 둘러보고, 그리피스 천문대에 와서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베버리힐즈를 차로 둘러보고, 그리피스 천문대에 와서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 ⓒ박혜정
이런 일련의 상황들을 꽤 많이 겪으며 남편은 '영어 못해도 난 뭐든 해결하고 다 할 수 있다.'는 용감 무쌍한 자신감이 가득하다. 영어 배울 생각을 좀 하지~ 그런데 나도 그런 남편이 오히려 더 멋지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바뀐 렌터카를 타고 우리는 LA의 부촌이라 알려진 베버리힐즈를 드라이브하며 한바퀴 둘러 보았다. 그리고는 그리피스 천문대에 갔다. 이곳은 LA 시내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선셋과 야경이 멋지다고 알려져 있다. LA 여행을 하면 대부분 꼭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멀리 보이는 헐리우드 간판을 배경으로 거의 이렇게 사진을 찍는다.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여기서는 멀리 보이는 헐리우드 간판을 배경으로 거의 이렇게 사진을 찍는다. ⓒ박혜정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꼭 봐야할 두 가지 중 하나는 지구가 자전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실험 장치인 푸코의 진자이다. 또 하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사용했다는 망원경이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채로 만지고 돌려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지구의 자전이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설명하기엔 내 지식이 부족했다. 다음에 너희가 크면 책으로 읽거나, 더 커서 기회가 되면 다시 왔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LA 전경과 어느새 환상적인 노을이 진 그리피스 천문대.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LA 전경과 어느새 환상적인 노을이 진 그리피스 천문대. ⓒ박혜정
그리피스 천문대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탁 트인 LA 시내의 전경을 보며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정말 환상적인 노을과 함께 선셋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하늘이 빚어내는 노을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오랫만에 느껴보는 것 같았다. 경이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에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사실 이 여행을 하기 전까지 나는 육아우울증을 겪으며 예민하고 힘들었다. 게다가 천성이 예민하고 연달아 동생이 생기며 더 까탈스러웠던 첫째에게 화만 내고 서로 힘들었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일상에서 벗어나 나와 첫째는 점점 여유와 너그러움을 가질 수 있었다.

한인 타운에 있는 북창동 순두부 가게에서 오랜만에 한식을 배부르게 먹었다.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인 타운에 있는 북창동 순두부 가게에서 오랜만에 한식을 배부르게 먹었다. ⓒ박혜정
오늘 저녁은 LA에 왔으니 무조건 한식이다! 한식 매니아인 우리는 여행와서 오늘까지 9일째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을 먹지 못했다. 정말 한국 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고 생각이 많이 났다.

LA는 아시다시피 미국 최대 규모의 한인 타운이 있다. 그래서 보신탕 빼고는 한국에 있는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튼 우리는 얼큰한 게 먹고 싶어서 '북창동 순두부'를 갔고,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숙소로 왔다.

주말이라 꽉 막힌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  영화 캐릭터들이 자꾸 와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주말이라 꽉 막힌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 영화 캐릭터들이 자꾸 와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박혜정
그 다음 날은 LA를 여행하는 마지막 날이다. LA도 가볼 곳이 엄청 많지만, 뭐니 뭐니 해도 영화의 본고장인 헐리우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헐리우드 거리는 안 가볼 수 없다.

헐리우드 거리를 들어가니 마침 주말이어서 완전 꽉 막힌 도로였다. 우리는 중간쯤 주차할 수 있는 곳에 렌터카를 대고 걸어다니며 헐리우드 거리를 느껴보기로 했다.

차 안에서 헐리우드 거리를 볼 때는 꽉 막혀서 갑갑해 보였었다. 그런데 막상 직접 거리로 나와서 보니 활기가 넘치고 재밌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신기한 가게도 많이 보였고, 영화 속 캐릭터로 변장을 한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사진을 같이 찍고는 스파이더맨, 슈퍼맨에게 각각 10달러씩 뜯겼다.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사진을 같이 찍고는 스파이더맨, 슈퍼맨에게 각각 10달러씩 뜯겼다. ⓒ박혜정
그 중 스파이더맨과 슈퍼맨이 우리 애들에게 다가왔고,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나마 아이들이 아는 캐릭터가 오니까 애들은 신기해 하며 사진을 찍고 싶어했다.

그러나, 흠... 나는 속으로 미국은 무조건 돈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인 걸 알기 때문에, 그들에게 얼마를 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그들과 사진을 찍었고, 내가 얼마를 줄까 물으니 아예 대놓고 각각 10달러 씩을 달라고 했다. 그 뒤로도 몇 명의 영화 캐릭터들이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더 이상 돈을 뺏기고 싶지 않아서 거절했다.

마담투소 헐리우드,  마릴린먼로랑 남편, 이렇게 환한 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다니~.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마담투소 헐리우드, 마릴린먼로랑 남편, 이렇게 환한 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다니~. ⓒ박혜정
지나가다가 마담 투소 할리우드를 지나게 되었고, 마릴린먼로 마네킹이 있었다. 마네킹은 돈 받는 거 아니니까, 남편에게 가서 옆에 서보라고 했다.

그런데 아니 이 양반이~ 마릴린먼로 마네킹에 손을 어깨에 두르고 어쩜 저렇게 환한 미소를 짓다니~ㅋㅋㅋ 마네킹이라도 다른 여자랑 사진 찍으니 좋은가 보다. ㅋㅋㅋ

그리고는 중국식 사원 건축으로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는 TCL 차이니즈 극장을 갔다. 이곳에는 200여 명의 유명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이 바닥에 있어서 아는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좀 구석에 안성기, 이병헌의 핸드프린팅을 찾고 괜히 한국인으로서 뿌듯하기도 했다.

근처의 한 흑인 음악가는 플라스틱 통 3개와 드럼 스틱으로 진짜 신나는 공연을 보여줬다. 한참을 봤는데, 현란한 손놀림도 볼만 했지만, 흥이 나는 리듬감은 정말 타고났나 보다~

TCL 차이니즈 극장(사진 왼쪽), 플라스틱 통 3개와 드럼스틱으로 정말 신나는 공연을 보여준 거리의 음악가(오른쪽).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TCL 차이니즈 극장(사진 왼쪽), 플라스틱 통 3개와 드럼스틱으로 정말 신나는 공연을 보여준 거리의 음악가(오른쪽). ⓒ박혜정
헐리우드 거리에서 즐겁게 보내고, 배가 고픈 우리 가족은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인앤아웃버거를 먹으러 갔다. 인앤아웃버거는 미국 서부에서만 먹을 수 있고, 74년째 달랑 메뉴 3개의 버거만을 판매한다고 한다. 하지만, 냉동이 아닌 재료를 사용해서 신선하고 무지 맛있다고 소문이 나 있다.

햄버거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명하니 먹어 보자고 했다. 막상 먹어보니 내가 먹어 본 미국 버거 중에는 제일 맛있었다! 패스트푸드 맛이 아닌 정말 신선한 맛이었다.

인앤아웃버거에서 맛있는 햄버거를 먹고~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 ⓒ박혜정 에이블포토로 보기 인앤아웃버거에서 맛있는 햄버거를 먹고~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 ⓒ박혜정
미국 서부 - 샌디에이고, 그랜드캐년, 라스베이거스, LA 여행을 마치고, 내일은 밴쿠버로 떠난다. 그래도 건강하고 재밌게 보낸 10일 동안의 미국 서부 여행이 벌써 끝났나 싶지만,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다. 남은 여행도 무탈하기만을 바라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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