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작성할 때 드라마나 영화를 잘 평론하지는 않는다. 특히 장애인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접근하는 장애인의 모습은 비장애인 관점에서 주로 그려지고 묘사되고 있어 장애인의 관점에서는 당연히 모든 것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보통 드라마를 평론하는 글들은 주인공의 관점에서 드라마를 평론하지만 보다 다른 관점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일단 줄거리는 한바다라는 로펌 회사에 새롭게 들어온 3명의 변호사가 있다. 하나는 주인공인 우영우와 그 친구인 최수연 그리고 권민우가 그 변호사들이다.

최수연은 극 중에서 우영우와 로스쿨 동기생으로 그래도 가깝게 지냈던 사이로 우영우가 가지고 있는 장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으나, 권민우는 철저하게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우영우를 바라보고 그의 행동이나 모든 것을 비장애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행동하는 인물이다.

극 중에서 권민우의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우영우가 로펌에 들어온 배경에 대해 엄청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이 우영우에게 대하는 행동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지나친 배려로 받아들이고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로펌회사 대표와 우영우의 아버지가 대학동기였다는 점을 발견하고 우영우의 채용과정에서 엄청난 비리가 있는 것처럼 사내 게시판에 고발하는 장면이나, 재판을 끝내고 회사 차에 남은 한 자리를 우영우가 타고 가는 것을 보고 권민우는 “저런 것까지 우리가 배려를 해줘야 하냐”는 불만을 토로하는 장면을 보면 적어도 권민우는 우영우를 대하는 관점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경쟁상대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만은 분명히 보인다.

어찌보면 권민우라는 캐릭터는 현재 젊은 남성 세대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캐릭터로 묘사되고 그의 관점에서는 우영우가 들어온 과정이나 동료 직원들이 대하는 태도가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다.

7화를 보게 되면 우영우는 서울대 수석 졸업을 하고 로스쿨에서도 만점 가까운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자폐를 가졌다는 이유로 수백 군데 로펌 신입사원 지원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오고 있으며, 드라마 중간 중간에 학생 시절 동료 학생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거나 학교폭력을 시달려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법률적으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는 있으나 사회나 학교에서는 차별과 편견에 시달려온 그저 평범한 장애인 즉, 사회적 약자로 살 수 밖에 없었던 인물이다.

그런데 권민우의 관점은 철저히 결과론적인 것으로만 바라보고 해석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사실 극 중에서 한바다라는 로펌회사는 수백명의 변호사를 고용한 대형 사업체인 만큼 장애인의무고용 대상이다. 이런 점으로 장애인을 고용한 것이 엄청난 특혜로 받아들이는 것은 장애인의 전반적인 고용환경을 이해 못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으며 차를 타고 가는 장면 또한 장애인을 배려해주기 보다는 함께 온 이준호라는 직원과 우영우를 잘 맺어주려는 친구의 숨은 뜻이 있었으나 권민우는 그런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드라마에 관한 것은 아니다. 현재 젊은 세대들이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상당부분 권민우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하고 있는 지하철 이동권 시위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로 그런 것이다. 물론 전장연의 투쟁방식이 불법적인 부분도 있고,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것은 사실이나 그 배경을 본다면 이동권 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부나 지자체에 책임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젊은 세대는 전반적인 부분을 이해하기 보다는 불법적인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또한 지난 선거 과정에 있어서도 우리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았는지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모두 다양하다. 드라마에서 묘사되고 있는 우영우와 최수연, 권민우가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다 다양하고,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이 처한 전반적인 사회환경을 보지 못하고 특정 부분에 대해서만 바라본다면 그것이야 말로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큰 오류를 범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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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욱 칼럼리스트
‘우리나라 장애인이 살기 좋아졌다’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한다. ‘정말 그럴까?’ 이는 과거의 기준일 뿐, 현재는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장애인정책과 환경도 변해야 하지만, 이 변화에서 장애인은 늘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와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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