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애인콜택시 차량. ⓒ배융호

6월 1일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서울시장이 선출된다. 필자는 새 서울시장에게 서울시 장애인콜택시 개선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서울시의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는 차량수도 가장 많고, 24시간 운행 등 타 지역에 비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도 많다. 새 서울시장은 장애인콜택시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할 의지와 정확한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첫 번째 과제는 첫차 운행 시간의 변경이다. 현재 서울시의 장애인콜택시는 오전 7시에 첫차가 운행을 한다. 그러나 7시에 첫차가 운행된다고 해도 차고지에서 장애인이 있는 곳까지 오면 실제 출발시간은 7시가 훨씬 지나서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서울의 교통 혼잡은 그 어느 지역보다 심각하다. 필자도 오전 8시나 8시30분까지 출근해야 하는 경우 7시 첫차를 타게 되면 종종 지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일찍 출근하는 날은 아예 장애인콜택시를 포기하고 여러 번 환승을 하더라도 지하철을 이용한다.

필자처럼 일찍 출근하거나 멀리 가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서야 하는 경우 7시 첫차로는 제 시간에 도착하기 어렵다.

따라서 6시 첫차를 도입해야 한다. 6시 첫차를 타게 될 경우 그 시간대에는 교통 혼잡도 없어 훨씬 여유롭게 출근이나 이동이 가능하다. 우선 시범적으로 몇 대만이라도 6시 출근 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장애인콜택시 차량. ⓒ배융호

두 번째 과제는 왕복 규정에 대한 개선이다. 현재 서울시의 경우 인접 시·군·구까지 운행을 하고 있으며, 이 경우 왕복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왕복 규정이 매우 불합리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왕복 차량을 이용할 경우 세 가지 조건이 따른다. 첫째 왕복을 위해 도착지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30분 이내이고, 둘째 반드시 출발한 장소로 돌아와야 하며, 셋째 반드시 출발할 때 인원 그대로 돌아와야 한다.

필자는 서울의 직장에서 퇴근 후 안양시의 장례식장에 다녀오느라 왕복 이용해 본 적이 있다. 당시 장례식장은 전철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길이 험해서 도저히 전동휠체어로 역에서 장례식장까지 갈 수가 없는 위치였으며, 안양시의 특별교통수단은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어서 갑자기 빈소를 방문하게 된 필자로서는 이용할 수가 없었다. 결국 왕복 이용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세 가지 규정이 모두 문제였다.

30분 체류 시간 규정부터가 문제였다. 이것은 왕복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최대한 차량의 순환을 빨리하려는 이유이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러나 30분 동안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밥 한 끼 먹을 수 없다. 장애인의 경우 내려서 화장실 한 번 다녀오면 30분이 훌쩍 지나간다. 필자는 그날 상주를 만나지 못했다. 마침 집에 물건을 가지러 간 상주는 돌아오려면 30분 넘게 걸린다고 했고, 필자는 30분내에 다시 탑승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출발 장소로 돌아와야 한다는 규정도 불합리하다. 필자는 당연히 퇴근하고 직장에서 출발을 했기에 돌아올 때는 집으로 가면 된다. 그런데 두 번째 규정 때문에 다시 직장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그 늦은 시간에 다시 장애인콜택시를 신청해서 귀가해야 했다.

처음 출발했을 때의 탑승인원과 돌아올 때의 탑승인원이 동일해야 한다는 규정은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타 지역에서 만나 데리고 오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필자는 안양시의 장례식장에서 역시 퇴근하고 따로 온 아내를 만났지만 세 번째 규정 때문에 함께 귀가하지 못하고 따로 귀가해야만 했다. 물론 장애인콜택시 차량이 부족하고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픽업하기 위해 왕복으로 차량을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지만 그 장소에서 만난 가족끼리 따로 와서 집에서 만난다는 건 정말 불합리한 규정이다.

그날 필자는 직장으로 돌아오고 아내는 혼자 먼 전철역까지 걸어가 집으로 돌아갔다. 첫 번째 30분 이내 탑승 규정은 최소 1시간 이내로 개선되어야 하며, 두 번째 규정과 세 번째 규정은 폐지되어야 한다. 왕복이라고 하더라도 출발지와 도착지를 다르게 할 수 있어야 하며 목적지에서 가족을 만났을 경우 함께 동승해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 장애인콜택시 차량. ⓒ배융호

세 번째 과제는 10분 대기이다. 현재 서울시 장애인콜택시는 차량이 도착하고 10분 내에 탑승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차량 배차가 취소된다. 물론 10분 대기는 차량의 회전을 빠르게 해서 배차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책일 것이다.

그러나 10분 대기는 비장애인의 속도에 맞춘 정책이다. 먼 길을 가야 할 경우 탑승 전에 화장실에 들러야 한다. 화장실에 들르기 위해 10분은 매우 촉박하다. 물론 그 전에 들르면 좋겠지만, 차량이 도착할 때 쯤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가 많다. 먼길을 가야 할 경우 특히 그렇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야 하는 경우에도 10분은 부족하다. 퇴근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엘리베이터로 몰리거나, 매층마다 엘리베이터가 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때 10분 내에 탑승하려면 진땀이 난다. 그뿐인가? 퇴근 시간 20분을 남겨놓고 차량이 도착할 경우 10분 대기 때문에 차량을 취소하고 10분 후 다시 신청을 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차량 대기 10분은 최소한 20분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네 번째 과제는 카드 단말기 위치 변경이다. 현재 장애인콜택시의 요금 결제를 위한 카드 단말기는 운전석 옆과 두 번째 열의 좌석 앞에만 설치되어 있다. 정작 휠체어 사용자는 카드 단말기 사용이 불가능하다. 물론 동행인이 있을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필자처럼 혼자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휠체어 사용자는 결제할 때마다 내려서 매번 카드를 운전원에게 맡기고 부탁을 해야 한다.

이것은 장애인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장애인을 의존적으로 만드는 일이며, 개인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 불편한 일이기도 하다. 운전원의 입장에서도 장애인 하차 후 카드를 받아 차량에 다시 탑승해서 결제를 하고, 결제 후 차량에서 내려 장애인에게 카드를 되돌려 줘야 하는 번거로운 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작 고객인 휠체어 사용자는 이용할 수 없도록 카드 단말기를 설치했다는 것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일이다.

다섯 번째 과제는 운전원에 대한 인권 침해 예방이다. 필자는 운전원들로부터 점심 식사도 못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만큼 바쁘다는 것도 되지만, 한번은 서울시설공단에서 운전원들에게 점심시간(휴게시간)을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뿐인가? 실적에 대한 압박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휴게시간을 사용 못할 경우 점심을 거르게 되고, 피로가 누적되어 안전 운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적에 대한 압박은 과속과 난폭 운전의 요인이 된다. 사실 여부 확인과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

카드 단말기 위치. ⓒ배융호

여섯 번째 과제는 운전원에 대한 교육 강화와 개선이다. 아직도 운전 중 개인적인 통화를 하는 운전원이 매우 많다. 사적인 통화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전화로 운전원들끼리 잡담을 하거나 말다툼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 운전 중 통화는 집중력을 방해해 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운전원의 운행 중 통화금지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필자는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운전원에게 부탁도 해보고 콜센터에 민원도 제기해 보았지만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운전 중 통화 신고제, 삼진아웃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휠체어 체결 방법의 교육이다. 휠체어 체결은 안전의 가장 기본이 된다. 그런데 현재 많은 운전원의 경우 공식적인 매뉴얼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선임자에게 배우는 방식으로 체결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휠체어를 체결하는 방식도 같은 차량일 때도 운전원마다 다르다. 어떤 운전자는 앞바퀴 쪽 고리에 걸고, 어떤 운전원은 뒷바퀴 쪽 프레임에 건다. 심지어 바퀴에 걸려는 운전자도 있다. 동일한 차량, 동일한 휠체어인데 운전원마다 다르게 체결하는 것이다.

장애인콜택시 차량의 휠체어 체결장치는 분명히 원래의 기능이 있을 것이다. 앞쪽 고정용과 뒤쪽 고정용으로 나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운전원 개인이 선임자에게 전수받아 배우다 보니 운전원마다 다르게 체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운전원은 배차받고 출발할 때 승객에게 전화를 하지만 일부 운전원의 경우 배차를 받고 승객에게 가는 도중에 전화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장애인은 배차 후 예상보다 빨리 도착하는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더 빨리 서둘러야 한다. 특히 10분 대기 제도가 있기에 출발할 때 전화는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배차된 차량의 위치가 10분 거리에 있다면 10분 후에 도착할 것이므로 그동안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짐 정리 등 탑승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이미 출발하여 5분쯤 후에 운전원이 승객에게 전화를 한다면, 운전원과의 통화 후 차량은 5분 후에 도착하게 된다. 배차 후 반드시 출발전에 승객에게 전화를 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운전원 교육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난폭 운전과 과속 운전이다. 많은 운전원들이 급출발, 급정거, 과속방지턱에서 속도 줄이지 않고 넘어가기, 끼어들기, 과속 등의 난폭 운전을 하고 있다.

장애인콜택시의 휠체어좌석은 일반좌석과 달리 충격이 매우 심하게 전달이 된다. 급출발, 급제동을 하는 바람에 필자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휠체어에서 떨어질 뻔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과속 난폭 운전으로 멀미를 겪는 일도 많다. 최근 모 업체에서는 운전원들의 운전 상황을 빅데이터로 수집하여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과속이나 난폭 운전을 알아내고 이를 교육에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이동지원센터에서는 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그런 프로그램의 사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 장애인콜택시는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으며, 가장 차량도 많고, 이용자도 가장 많다. 또한 365일 24시간 운행이라는 장점도 있다. 그런 장점들이 몇몇 문제 때문에 묻히고 있다. 보다 나은 장애인들의 이동지원을 위해 서울시의 장애인콜택시는 개선되어야 한다. 새로 선출되는 서울시장이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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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융호 칼럼니스트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총장,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서울시 명예부시장(장애)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환경건축연구원에서 유니버설디자인과 장애물없는생활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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