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안 좋은 필자는 자주 대형병원을 찾는다. 그럴 때면 난처한 경우가 많다. 환자인 나보다 활동지원사에게 모든 설명을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의료정보를 내가 아닌 활동지원사에게 설명하니 나로서는 매우 불편하다. 내 주변에도 그런 경우가 많다. 활동지원사에게 정보를 물어보고 당사자에게는 자세한 설명을 꺼리니 난처했다고 한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은 시각장애인이 방문하면 안내 서비스를 해준다. 특히 아산병원은 장애인이 진료과로 이동하는 일을 직접 도와준다. 진료가 끝난 후 귀가할 때는 대중교통 및 장애인 콜택시를 태워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 서울대병원은 이런 서비스들이 부족하다. 일부 보안요원이 도와주기는 하나 도움을 청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최근 필자는 집 근처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CT 검사, 대장내시경, 위내시경 등의 검사를 하고 나서도 나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나는 강하게 설명을 요구했고, 주치의에게 담당 교수의 이름을 물어보자 다소 의아해하고 망설였다. 비장애인은 교수의 이름표를 보고 알아챌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은 그럴 수 없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이런 부분들이 불편하다.

많은 대형병원은 간호간병서비스를 함께하는 병동을 운영한다. 그렇지만 간호사들 대부분이 장애 인식이 부족하고, 그 흔한 안내 방법도 습득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환자로서는 매우 불편하다.

병원과 달리 여러 기업은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병원에 대한 장애인 인식 교육이 가장 시급한 실정이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장애인이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다니 장애인 당사자는 힘들다. 장애 유형별로 간단한 책자를 각 간호병동에 비치해 간호사들이 숙지하도록 한다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장애인도 병원비를 내는 환자다. 비장애인만큼의 권리를 당연히 누려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보건복지부는 각 병원에 지침을 내려 장애 인식 교육을 시행하고, 장애 유형별 책자를 만들어 배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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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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