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개선문. ⓒ pixabay

지난 글에서 소개한 대로 나는 파리에 도착한 다음 날, 일단 시티투어버스를 탔다. 파리하면 누구나 들르는 주요 관광지가 있지만 크게 고민하지 않고 한 번에 주요 포인트를 들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1일권을 구매하여 시티투어버스에 올랐다. 휠체어로 탑승 가능한 버스가 따로 있으니 잘 살피고 탑승해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관관객들이 버스 안을 가득 채웠고 버스는 그들의 이야기 소리로 다소 시끄러웠다.

개선문 앞에서 필자. ⓒ 안성빈

시티투어버스가 드디어 출발한다. 버스 안에는 오디오 가이드가 있다. 아쉽게도 한국어 설명은 없어서 영어로 대충 들으며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얼추 한 노선을 다 돌고 내가 내린 곳은 파리의 상징 개선문이었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안내문을 보니 높이가 50m이다. 상층부에는 전망대가 있고, 벽면에는 나폴레옹의 전투장면들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개선문을 배경으로하여 일단 사진 한 장 찍어본다.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한 나폴레옹이 자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개선문인데 정작 이 개선문은 그가 죽은 뒤에 완공 되었고 나폴레옹은 살아 생전에 자신이 계획한 이 위대한 건축물을 보지 못하고 사후 그의 유해가 이 개선문을 통과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당시 전 유럽을 호령하던 나폴레옹도 죽음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한낱 유약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음이 느껴졌다.

샹젤리제 거리 전경. ⓒ pixabay

여기서 팁! 샹젤리제 거리에서 개선문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것이 제일 이쁜데 많은 관광객들이 인생 샷을 찍기위해 몰리는 곳이니 소매치기를 주의해야 한다. 또 사진을 찍다 보면 좋은 스팟을 찾기 위해 나도 모르게 찻길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

개선문에서 콩코드광장까지 이어진 길이 그 유명한 샹젤리제거리이다. 길이는 약 2km 정도의 대로인데 양쪽 길가로 화려한 명품샵들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명품하면 떠오르는 모든 브랜드가 거기에 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샹젤리제 거리의 가로수 모양이 매우 인상적인데, 마치 이발사가 머리를 깎아 놓은 것처럼 나뭇잎이 사각형으로 되어 있다. 열과 오를 맞춰서 일정하게 깎여져 있는 가로수들을 보면 생소하기도 하고 뭔가 정갈한 느낌이 든다.

파리 시내 모습. ⓒ 안성빈

개선문에서 출발하여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진 샹젤리제 거리는 화려한 명품샵을 보며 갈 수 있는 참 눈요기 꺼리가 많은 코스이고 약간은 내리막 길이어서 걷기도 참 편하고 전동휠체어로도 매우 편한 길이다.

반나절 정도 평소 관심 있던 여러 명품샵을 들르면서 구경도 하고 파리지앵이 된 듯 샹젤리제 거리의 카페에서 우아하게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갖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샹젤리제 거리의 끝은 콩코드 광장인데 정말 많은 버스가 이곳을 정차하기 때문에 파리의 어느 곳을 가든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나도 파리에서 지낸 4일 동안 콩코드 광장을 거의 매일 갔던 것 같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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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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