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활동지원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활동지원에 할당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필자를 포함하여 주위의 장애인활동지원을 이용하는 지인들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장애인들이 부족한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을 이용하는 장애인 중에서는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장애인들이 많은데, 이들은 본인이 가진 시간보다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응급실을 가거나 입원을 하는 경우에는 이용할 수 있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불시에 응급실에 가게 되면 119에 실려 간다 해도 병원으로 이송되는 시간이 소요되며, 요즘 같은 코로나 시기에는 바로 응급실에 입장할 수 없고 병원에 따라서는 코로나 검사를 거쳐야 하므로 6시간이 지나서야 응급실에 입장할 수 있다.

응급실에 입장하여 응급처치를 한다 할지라도 피검사, 심전도검사, 엑스레이 또는 CT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느라 8시간 가까이 보내야 한다.

이러다 보면 14시간 내지는 15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딱히 돌봐줄 사람이 없는 장애인이 불시에 입원하는 경우 간호를 해야 한다. 병원에서의 간호는 빈틈을 둘 수가 없다. 24시간 간호를 해야 하기에 5일만 입원한다 할지라도 120시간이 소멸된다. 그러다 보면 장애인들은 시간이 부족하여 퇴원 이후의 일상생활이 완전히 마비되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린다.

필자를 비롯한 장애인들은 1, 2월 활동지원 바우처가 생성되면 얼마간의 시간이라도 이월을 시킬 수밖에 없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시간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월한 바우처는 12월 31일이 되면 모두 소멸된다. 아까운 시간이 다 날아가는 것이다. 만약 이 시간이 이월된다면 1, 2월에 장애인활동지원을 아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들이 불시에 불편 내지는 위험을 겪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한 장애인활동지원 바우처가 충분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관계 당국은 매년 바우처를 소멸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에게 이용하게 해 주는 것은 어떨지 고려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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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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