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타 기착점인 런던 세인트 판크라스 역. ⓒ pixabay

런던에서 파리까지는 비행기로 갈 수도 있지만 우리 휠체어 장애인들에게는 유로스타를 이용하여 가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왜냐면 우리는 비행기 타려면 누군가에 의해 몇 차례 들려져야 하고 이로 인해 자세도 망가지기 때문이다.

유로스타는 런던에서 파리까지 운행하는 고속열차인데 최고시속 300km로 달리며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 걸린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해협을 지하로 통과하기 때문에 유로스타를 타고 있으면 마치 영국과 프랑스가 육지로 이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유로스타 앞에서 필자. ⓒ 안성빈

유로스타를 이용하려면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정하여 예약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여행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석 기준 30유로이고 물론 중증장애인은 동반 1인까지 할인이 적용된다.

주의할 것은 여름철 성수기에는 예약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하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서는 열차시간보다 1시간 정도 먼저 도착하는 것이 필수이다. 비행기를 탈때와 마찬가지로 짐을 다 검색하는 출국심사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유로스타 휠체어석 기내식. ⓒ 안성빈

런던의 세인트 판크라스역에서 탑승을 하게 되고 파리의 북역에 도착하는 일정인데 내가 놀란 것은 휠체어석이 특실에 있다는 것이다. 너무 넓고 쾌적한 특실에 휠체어석이 있어서 3시간 동안 엄청 편하게 이용하였다.

뜻하지 않게 멋진 식사가 제공되었다. 마치 비행기 기내식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차창으로 보이는 프랑스의 넓은 들판을 바라보면서 기분 좋게 식사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유로스타 휠체어석. ⓒ 안성빈

내가 탄 특실에는 아무도 없어서 정말 조용하게 이용할 수가 있었고 한 쪽 구석에 차장의 사무실이 있어서 차장이 수시로 그곳을 지나갔다. 나는 잘됐다 싶어서 유로스타에 대한 궁금한 점을 몇 번 물었는데 친절히 대답해주어서 더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비행기를 한번 타려면 짐도 부치고 전동휠체어도 부치고 나는 짐짝처럼 몇 번이나 사람들에게 들려서 옮겨져야 하는데 이러한 수고 없이 내 휠체어에 앉아 그대로 국경을 넘어갔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이다.

하기사 우리는 기차로 국경을 넘는다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는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다음 여행에는 유레일 패스를 구매하여 기차로 유럽의 여러 나라를 다녀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파리 북역은 파리의 북부지방에 위치하고 있는데 나는 일부러 유로스타에 내려 멀리 찾아가지 않으려고 파리 일정의 숙소를 북역 근처에 정했다. 북역에 첫 느낌은 런던과는 달리 조금 험악한 느낌이었다. 해가 질 때 즈음이었는데 건장한 남자들이 많이 몰려다니고 뭔가 느낌이 살짝 무서웠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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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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