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볼 대회에 심판으로 참가하여 세레머니를 실시하면서 경기규칙 준수를 당부하는 필자. ⓒ김최환

며칠 전 우리 지역에서는 게이트볼 리그전이 있었다. 총 23개 동네 동호인 팀이 참가하여 8팀씩 4개 조로 편성하고 각각 1개 조마다 A파트와 B파트로 나누고(한 파트에 4개 팀씩 배정) 격주마다 조별 리그전을 갖는다. 그리고 각 조에서 1위 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여 지역 대표팀 선발대회를 치루고 최종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자기 지역을 대표하여 도민 체전 왕중왕전에 출전하게 된다.

따라서 각 조에서 진행되는 게이트볼 리그전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경기로 모든 팀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출전하고 팀마다 선수(경기자) 선발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참고로 전북도민 체전 왕중왕전 대회는 게이트볼, 축구, 볼링 등 총 10개 스포츠 종목에서 동호인 리그전을 통해 지역대표팀을 선발하여 도민 체전에 출전하고 왕중왕전을 통해 전북도 지역에서 최강팀을 뽑는 지방에서는 제일 큰 스포츠 축제로 매년 열리고 있다.

왕중왕전에 지역 대표 팀으로 선발하기 위한 마지막 조별 게이트볼 리그전에 동호인 팀 4개 팀이 참가하여 경기를 진행했다.

게이트볼은 두 팀이 홍공팀과 백공팀으로 나누고 한 팀에 5명의 경기자(선수)가 각각 번호가 새겨진 자구(자신의 볼)를 가지고 심판의 타순선고(홍팀-1,3,5,7,9/백팀-2,4,6,8,10)에 따라 한 사람씩 경기장에 들어가 1게이트(1득점), 2게이트(1득점), 3게이트(1득점)를 순차적으로 통과하고 골폴(2득점)에 터치하면 완료(개인경기 끝)되어 총 5점을 얻게 되고, 동시에 한 팀 5명의 경기자(선수)가 원팀으로 경기하는 단체전(총 득점 25점)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경기자(선수) 개인의 경기력과 소통하는 팀플레이가 매우 중요한 경기이다.

한 게임에서 30분간 10명의 경기자가 순번대로 경기하면서 팀별 득점이 높은 팀이 승리하는스포츠종목이다. 또한 게이트볼은 남녀노소, 장애인과 비장애인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모두가 함께 운동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스포츠의 한 종목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날 심판으로 참가하여 다른 심판과 둘이서 경기를 진행하였다. A팀의 1번 타자(선수)가 타순 통고(경기할 선수의 볼 번호를 주심이 부르는 것)를 받고도 2번씩이나 경기 중에 퇴장을 당하는 반칙을 범하였다.

한번의 반칙으로 퇴장 당하드라도 다음 순번에서는 다시 경기자로 입장할 수 있다. 그 사람의 반칙조항은 10초 룰을 지키지 않은 것인데 게이트볼에서는 타순 통고를 받는 순간부터 10초 이내에 자기 볼을 타격하여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고 타임오버(주어진 시간을 넘김)의 반칙을 범한 것이다. 사실적으로 이런 규칙은 장애인이나 나이 많으신 경기자(선수)에게는 조금은 불리하게 적용되는 사례들이 있기도 한다. 그럼에도 심판은 통상 10초를 셀 때 10초가 지난 후에 8초부터, 9초, 10초, 반칙의 순서로 큰 소리로 누구나 다 듣도록 외치며 조금은 느슨하게 타격할 기회를 주면서 판정한다.

심판의 “반칙”이 선언되고 타자(선수)가 퇴장을 당하자 팀에서 항의가 빗발친다. “심판이 너무 깐깐하게 보네, 동네 운동하는 사람이고 더군다나 나이 드신 장애인인데 좀 봐주면 안 되나. 너무하네. 그러믄 못써” “심판이 못됐어” 등등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그런가 하면 심판은 심판대로 경기규칙에 따라 정당하고 공정하게 판정했고 판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어르신들에게 설명하느라 애를 먹는다.

그러자 심판위원장이 중재에 나서서 심판의 정당한 판정을 따르는 것이 스포츠 경기이고 더구나 게이트볼 리그전은 동네에서 평소 자기 구장에서나 하는 운동이 아니라 스포츠 대회이기 때문에 규칙을 따라야 하고 규칙 적용을 판정하는 심판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누가 되었던 그 선수가 장애인이든 어르신이든 암튼 규칙대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하는 말 “장애인이면 장애인대회에 나가야지 여기서 왜 그래? 나이 많은 장애인임을 내세우며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것 같으면 나오지 말아야지요” 한다.

이 말을 하는 위원장은 가끔씩 장애인게이트볼대회나 리그전에 심판으로 참가하여 경기를 진행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장애인이면 장애인대회에나 나가야지 여기서 왜 그래?”

필자는 이 말을 듣고 경기가 끝나고 위원장에게 말했다. “어차피 동네 사람들이 하는 스포츠 대회인데 장애인들이나 스포츠 노약자들이 참가하여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경기규칙을 개정하거나 완화하여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면 안 되나요? 게이트볼 종목도 배리어프리 스포츠로 나아가야 할 것인데요.“

앞서 말한 경기자(선수)는 고령으로 경증 지체장애인인데 평소에도 동네 구장에서의 운동 습관이 게이트볼 규칙 10초 룰을 지키는 것은 한 번도 없었고 느긋하게 경기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끼는 점 한 가지는 장애인 당사자들 역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한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애가 경기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지혜롭게 대체하는 자세와 운동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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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최환 칼럼니스트 38년 간의 목회생활에서 은퇴하고 인생 제2막으로 국가 체육지도자 자격증(제7520)과 경기단체종목별 심판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스포츠지도사로 체육교실과 동호인클럽을 지도, 감독하고 있으며, 전국, 지방 각종 유형별 대회 등에 심판 혹은 주장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한장애인슐런협회 등 경기종목단체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하는 배리어프리(무장애)스포츠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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