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보조공학기기인 티티의 구성품들. ⓒ서인환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기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회사인 강한손 김용태 대표는 학사장교를 마치고 제약회사에서 일하다가 점자단말기 한소네 판매사인 힘스코리아에서 장기간 근무한 사람이다.

시각장애인들과 소통을 잘하여 시각장애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시각장애인들은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자신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의견을 존중해 온 매우 진정성을 가진 인물로 알고 있다.

강한손 대표는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 지를 시각장애인들과 교제하면서 알게 된 경험을 살려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제품을 개발해 오고 있다.

필자는 강한손에서 개발한 티티라는 제품을 사용해 보았다. 티티는 타이머와 트래커의 첫 글자를 따와서 붙인 이름이다. 제품 포장을 열어보니 본체와 트래커 3개, 그리고 충전지가 들어 있었다.

본체의 오른쪽 측면에는 3단계의 스위치가 붙어 있는데, 가장 아래는 전원을 끄는 것이고, 중간에 놓으면 물건 찾기, 위로 올리면 타이머 기능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본체 좌측 측면에도 스위치가 있는데, 아래로 내리면 음성안내, 중간에 놓으면 진동, 상단으로 놓으면 음성과 진동으로 알려주도록 되어 있었다.

본체 정면에는 네 개의 버튼이 있다. 1번 버튼을 짧게 한 번 누르면 1분, 두 번 누르면 2분 등으로 타이머를 맞출 수 있고, 길게 누르면 누를 때마다 5분 단위로 시간이 늘어났다. 2번 버튼은 짧게 누르면 10분, 길게 누르면 30분씩 늘어나는 시간을 맞출 수 있다. 3번 버튼을 누르면 현재 맞추어진 시간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고, 시계처럼 현재의 시간을 음성으로 듣거나 물건찾기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트래커는 찾고자 하는 물건과 함께 묶어두는 것으로 우측 스위치는 음량을 조절하는 것이고, 정면의 스위치는 전원을 켜고 끄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트래커 뒷면에는 점자로 트래커의 번호가 부착되어 있다.

본체와 트래커는 모두 USB C 타입의 충전기로 충전을 해야 하는데, 배터리가 부족하면 ‘충전을 해 주세요’라고 음성이 나오고, 충전이 완료되면 충전이 완료되었다고 음성이 나왔다. 배터리가 몇 퍼센트 남았는지는 알려주지는 않지만, 충전해 달라는 음성이 나오면 즉시 충전을 하면 될 것이다.

버튼 2와 4번을 동시에 길게 누르면 시간 설정 모드가 되는데, 현재 시간을 맞추는 기능이다. 이 모드에서 1번 버튼을 누르면 시간이 변하고, 2번 버튼을 누르면 분이 변한다. 10분을 맞추려면 2번 버튼을 열 번을 눌러야 한다. 시간이 맞추어지면 4번 버튼을 길게 눌러 시간설정 완료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본체의 음성안내 소리의 크기를 조정하려면 1번 버튼과 3번 버튼을 동시에 길게 눌러 음량설정 모드로 들어간 후, 2번 버튼을 누르면 1단계, 2단계, 3단계 등으로 음량(소리 크기)을 선택한 후 4번 버튼을 길게 눌러 음량설정 완료라는 음성안내가 나오면 조정이 완료된다.

안내 음성은 남성과 여성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모든 버튼을 동시에 길게 누르면 남성과 여성으로 번갈아가며 변하게 된다.

타이머 모드에서 현재 시각을 알려면 4번 버튼을 누르면 된다. 타이머의 작동 시작과 정지는 3번 버튼을 누르면 된다. 타이머를 취소하려면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거나 1번과 2번 버튼을 동시에 길게 누르면 된다. 타이머는 정해진 시간 도달 5분 전에는 예비 알림을 음성 또는 진동으로 알도록 자동설정되어 있다.

트래커는 카라비너라는 고리가 붙어 있어 찾고자 하는 물품에 묶어둘 수 있으며, 버튼을 7초 이상 길게 누를 때마다 안내 음성이 남성과 여성으로 변하고, 4초 이상 길게 눌러 음향선택 모드로 들어가서 다시 버튼을 짧게 누를 때마다 여러 가지 음향 중 선택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컬러링 선택과 같다. 선택한 음향을 저장하려면 다시 길게 누르면 된다. 트래커마다 다른 소리를 내도록 설정할 수 있다.

트래커나 카라비너라는 용어가 좀 낯설었다. 그냥 고리, 찾는 물건 부착기라고 하면 처음 대하는 사람도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트래커가 3개까지인데 더 많이 확장될 수는 없을까와 트래커 크기가 좀 작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래커를 고리로 찾을 물건에 묶어야 하는데,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처럼 고리로 걸기 힘든 제품도 있을 수 있어 고리를 걸 수 있도록 강력 접착제가 있는 고리걸개를 만들어 같이 제공해 주거나 다양한 제품에 부착할 다양한 방법이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는 세미나 등에서 좌장을 볼 때 발표자의 시간이 길어져 시간에 맞추어서 마치도록 시간관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때에 스마트폰의 타이머 앱을 이용하는데 타이머가 작동되다가 전화가 걸려오면 곤란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요리를 하거나 안마를 할 때 마감 시간을 알아야 하므로 타이머는 매우 필요한 제품이다.

그리고 물건을 두고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하여 여기저기를 더듬어야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열쇠를 바닥에 떨어뜨리면 지저분한 바닥을 손으로 더듬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트래커를 열쇠에 붙여 놓고 본체에서 버튼을 눌러 트래커 소리를 들으면 쉽게 찾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할 것이다.

외국에서는 단추, 카드, 나무나 금속 부착형 스티커 등 다양한 RF 칩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웨이어라운드라는 앱을 이용하여 칩에 녹음을 하고, 찾고자 하는 물건이나 알고자 하는 물품의 정보를 얻기 위해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녹음된 내용을 들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조제약 등에도 필요한 정보를 기록하고 구분할 수 있고, 단추 등은 의류에 부착하여 세탁한 옷을 구분하거나 입을 옷을 찾는 데 편리하지만, 앱을 잘 사용하지 못하거나 녹음을 미리 해 두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티티는 매우 사용법이 단순하여 물품의 번호로 찾을 수 있어 분실 방지와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이용법의 간편함이라는 이점이 있다.

시각장애인이 자주 가는 상점이나 갈림길에서 길을 찾을 때에 트래커를 그 위치에 부착시켜 놓고 본체 버튼을 이용하여 정보를 얻으면 보행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배터리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과 누군가 트래커를 가져가 버릴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김용태 대표에게 보행에서의 정보 제공을 위한 방안을 티티의 기술과 유사한 방법으로 만들어 시각장애인에게 더욱 편리한 눈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단 하나의 제품 개발로 장애인의 일상생활이 완전 해결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작은 문제 하나하나 기술로 해결해 나가다 보면 일상생활의 다양한 문제도 해결 방안이 나올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이나 정부의 보조기기 보급사업이 새로 개발한 다양한 제품의 보급에도 큰 효과가 있도록 적극적으로 보급사업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기업이 사회공헌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이러한 신제품을 보급해 주면 장애인은 자신의 어려움을 같이 고민해주고 있으며, 해결해 주는 기술을 만들어 주어 자립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감동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기회가 자주 일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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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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