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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 "스타벅스에서 있었던 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7-07 13:05:24
스타벅스는 청각장애를 가진 제가 모든 카페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사이렌 오더’라는 앱이 연동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메뉴를 보고 결정해서 바로 결제하면 메뉴가 준비되었을 때 앱으로 알려주는 오더 시스템으로 청각장애인이 과거와 달리 편리하게 주문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이렌오더는 비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기도 하지만 주문이 어려운 청각장애인 당사자에게도 매우 훌륭한 도구였고 종종 스타벅스를 애용해왔습니다.

마침 제 생일에 선물 받은 스타벅스 쿠폰 기한 만료가 다가와 오늘 쓰기로 합니다. 하지만, 카카오 선물함은 바코드 시스템이라 대면 주문을 합니다. 일단 점원에게 먼저 제스처를 취하고 바디랭귀지로 설명했습니다.

손으로 귀를 가르키고 흔들거리면서 "제가 귀 안들리니 글로 써주세요." 하고 화면 속의 바코드를 보여줬는데 점원이 바코드를 찍더니 계속 뭐라뭐라 하는 것입니다. 충분히 청각장애인임을 설명했지만 서로 소통이 아예 안되었던거죠.

여기서 서로 소통이 안 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1. 스타벅스 점원 입장=청각장애인은 처음 봤고 귀가 안들릴 뿐이지, 입모양이나 바디랭귀지로 소통할 수 있는 장애인지 모른다. 겉으로 장애가 드러나지 않는 청각장애 특성상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른다. 혹은 청각장애 고객 대응 에티켓을 배워본 적이 없다. 장애 감수성도 없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당혹스럽다. 이런 고객을 접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 청각장애인 노선영 입장=우선 주문할 때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바디랭귀지로 충분히 청각장애인임을 알렸고 글로 써달라고 하거나 마스크로 인해 입모양을 읽을 수 없다고 전달해도 점원 입장은 아직도 어리벙벙하다. 뒤에 고객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언성을 높이며 따지는 것보다는 일단 침착하게 후퇴한다.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온 저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음 가다듬고 메모에다가 상세히 적어둡니다.

실례합니다. 제가 청각장애가 있어서 입모양으로 대화가능합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답답한 상황입니다. 아직 청각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셔서 당황스러우실 것입니다. 앞으로 청각장애 고객의 주문을 받으실 때는 명확한 주문이 필요하니, 종이에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종된 상품 교환]
-바닐라 크림 콜드 브루 1
-아이스 카푸치노 1

이렇게 먼저 상황을 설명한 뒤에, 입장을 이해한다는 식으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했으면 한다는 식으로 설명합니다. 손님 줄이 없을 때 가서 메모를 보여줍니다. 그제야 점원이 그 메모를 읽고 이해했다고 하며 죄송하다고 다음부터는 주문받을 때는 종이로 적어서 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아아, 드디어 서로 기분좋게 한방에 해결.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로 인한 이중적인 어려움을 겪고 난 뒤로 일상이 더욱 불편해졌지만 계속 좌절만 할 수 없습니다.

소통은 잘 들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어차피 비슷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서로의 입장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는 것입니다. 덧붙여, 자기 입장만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상대의 외양으로 지식배경이나 드러나지 않는 장애까지 전혀 모르기에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여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불편한 일상을 계속 겪다 보면 장애이해교육가로서 더욱 사명감을 가지게 됩니다. 앞으로 장애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영원히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일상 속에서도 실천합니다.

오늘 스타벅스 점원 단 한명이라도 그분에게 알려줬으니 그것이야말로 바로 진정한 장애이해교육가가 아니겠습니까? 더 나아가 제가 일일이 알려주지 않더라도 스타벅스에서 미리 점원 교육이 잘 이뤄진다면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다양성을 포용하고 조금씩 개선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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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노선영 (souldea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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