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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6-29 13:48:29
과거의 청각장애인은 전화할 수 없어 일상 속에 많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각종 문의, 쇼핑, 예약, 구직, 회사업무 통화, 가족, 친구와도 연락이 어려웠고 심지어 긴급 연락이 안되어 늘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 전화를 할 수 없으니 발로 뛰며 온갖 방법을 써야했습니다. 혹은 어린 자녀나 주변 가족, 동료에게 전화를 부탁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성가신 일이라 쉽게 부탁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전화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는 물론, 가족이나 지인에게 곤란한 일이면 부탁을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전달하다보니 여러 오해가 생기는 것도 기본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필자의 경험으로는 긴급 연락이 오면 길거리에 지나가는 낯선 사람을 붙잡고 전화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90년대 삐삐가 유행하던 시절에 삐삐가 울리면 전화를 걸었지만, 청각장애인은 삐삐의 화면에 뜨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해서 소통했습니다. 이동통신 전화기가 보편화하면서, 삐삐도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농인은 이제야 숫자가 아닌 문자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영상통화 기술이 나왔을 때, 농인에게 신대륙 발견과 같이 놀라운 세상과 같았습니다. 음성 대신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면서 ‘보이는 언어’ 수어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동안의 설움과 한이 잊혀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초창기 영상통화는 통신망이 불안정해 자주 끊어지고 화질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영상통화를 한번 걸면 요금이 많이 나와서 꼭 필요한 용건만 전달하는 정도였습니다.

이후 전국 수어통역센터에 화상 전화 통역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수어로 중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수화언어와 한국어 문법 체계가 다르기에 비장애인이 쓰는 한국어와 대응시켜 통역을 전달하기에 한계가 있었고 수어통역사의 업무는 가중되었습니다. 수어통역 중계만 제공하다 보니 수어를 잘 모르는 농인(청각장애인)에게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한국은 IT 강국이 되었고 정부에서 ‘통신중계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중계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의 ‘손말이음센터’는 24시간 무료로 제공하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초창기에는 문자나 네이트온 채팅을 활용해 제공했지만 이후 공식 홈페이지를 개편해 현재까지도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제공된 통신중계서비스수어를 쓰는 청각장애인에게 제공하는 영상 중계서비스 그리고 수어를 잘 모르거나 문자를 선호하는 청각장애인에게는 문자중계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최근들어 다각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도 장애의 정도나 환경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 요구가 있는 만큼, 누구도 소외 없는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첫째, 같은 공간에 농인과 청인이 함께 있을 때 수어통역사가 없으면 영상으로 원격수어 통역을 해주는 서비스 둘째, 말(음성)을 할 수 있지만 청취가 어려운 청각장애인에게 제공하는 발화청취 서비스 셋째,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에게 전화를 걸고자 할 때 제공하는 음성전화 중계서비스 이렇게 세 가지 통신중계서비스로 보다 더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이제야 자신에게 맞는 중계 스타일을 찾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손말이음과 함께 해온지 15년이 되었습니다. 필자는 1주일에 5번 정도 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전화를 부탁하지 않게 되었고 스스로 자립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가시밭길에도 기꺼이 동행해주는 편안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스마트폰에 손말이음 앱이 1등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서비스는 제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늦은 새벽까지 청각장애인의 중계를 위해 노력하는 중계사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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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노선영 (souldea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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