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정보 단말기 셀바스 한소네. ⓒ조현대

점자정보 단말기는 시각장애인이 문자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다. 시각장애인은 독서나 공부, 그 밖에 문서 작업을 할 때마다 음성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점자정보 단말기는 점자의 글자 하나하나를 만지면서 읽을 수 있게끔 해주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각각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에이블뉴스도 국내 최초로 점자정보 단말기 ‘한소네’를 통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점자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문자생활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이 5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점자정보 단말기를 감히 구매하기란 불가능하다. 비장애인의 경우 200만 원 정도의 돈을 들이면 거뜬히 성능이 좋은 노트북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현실적으로 점자정보 단말기를 보유하기 힘들다. 물론 직장을 다니는 시각장애인이라면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점자정보 단말기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직장을 다니는 시각장애인의 수는 많지 않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매년 정보통신 보조기기 지원사업을 통해 점자정보 단말기 ‘한소네’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장애인 정보통신 보조기기 구매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경우 본인 부담금 비율은 10%이고, 나머지 장애인은 20%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렇듯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원하는 보조 기기를 받을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점자정보 단말기의 경우 수혜자로 선정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필자는 다섯 번 지원했지만 모두 아슬아슬하게 떨어져 점자정보 단말기를 받을 수 없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중앙회장 선거 때가 되면 각 후보들은 시각장애인이 쉽게 점자정보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겠다는 공약을 내세운다. 하지만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에는 어느누구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시각장애인들이 점자정보 단말기가 얼마나 필요한지, 경제적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시각장애인들의 이러한 염원을 받아들이고, 필요하다면 회원들의 서명을 받아 점자정보 단말기의 필요성을 정부 관계 당국에게 전달하여 시각장애인들의 염원이 관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관계 당국에서도 5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점자정보 단말기를 선뜻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체장애인이 고가의 전동 휠체어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계 당국의 두터운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각장애인은 컴퓨터의 센스리더 프로그램과 아이폰의 보이스오버(VoiceOver), 갤럭시의 톡백(TalkBack) 등을 들으면서 문자생활을 한다. 그러다 보니 음성에만 의존하여 정확한 철자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점자정보 단말기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를 비롯한 힘 있는 시각장애인 단체들은 정부 관계 당국에 입장을 전달하여 시각장애인들의 염원인 점자정보 단말기를 조속히 구매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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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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