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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탈가정 자립생활'로 가겠습니다

'탈시설 '말고도 '탈가정'도 중요한 문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4-14 11:51:56
‘탈가정’, 이것도 사실은 장애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이슈인데도 관심이 덜한 이슈입니다. 대부분 ‘탈시설’을 잘못 말한 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탈가정’도 ‘탈시설’만큼이나 중요한 이슈입니다.

사실 일부 장애인들은 시설에 살지 않거나, 요즘의 시설 축소 및 입소 제한 규정에 따라 가정에서 생활하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자립생활을 실천하고 싶은 욕구는 있어 보입니다.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최근 저는 독립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체험홈 입주 등을 생각해보는 등 장기적인 독립 주거를 향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원인은 몇 가지 있는데, 먼저 교회에 계셨던 전임 보좌신부님(쉽게 말해 부목사, 현재는 ‘교구 대기’ 조치로 휴직 중입니다. 참고로 저는 성공회 신자이기 때문에 목사=신부입니다.) 지적에 이어 회사 대표님도 제 상태를 가정에서의 ‘학대’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점점 형성되고 있습니다. 집에서 생활하는 불편함이 잔뜩 늘었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으로는 일부러 ‘탈가정’ 이후 서울로 이주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바로 직장과 집의 위치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통근이 지나치게 불편하다는 점입니다. 지금 직장은 통근만 1시간 40분이 걸려서, 서울에 직장을 잡은 이상 서울로 이주할 생각까지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세 번째는 이제는 분리된 환경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입니다. 이제는 집안에서 견제를 많이 받고, 집에서는 약간의 찬밥신세를 겪는 제 사정으로서는 이제 독립해서 사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었던 것입니다. 심리적 불안이 집에서 같이 생활함으로써 생기는 부분이 적잖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서울에서 생활하는 부분이 많아졌다는 점, 집에서 생활하는 부분은 거의 없고 현재 인천에서 해결하는 이슈는 교회와 병원 두 가지를 빼면 대부분을 서울에서 생활하게 된 현실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저는 이제 ‘탈가정 자립생활’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사실 발달장애인 같은 경우, ‘탈시설’ 만큼이나 ‘탈가정’도 중요한 이슈일 것입니다. 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약간은 힘들게 생활하는 발달장애인 같은 일도 많이 봐왔고, 저도 그러한 부분을 적잖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가정생활도 가끔은 재미있지만, 이제는 힘들고 불편한 점도 살짝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을 때도 집에 외부손님이 와 있어서 약간은 시끄러운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음악을 켜놓고 이렇게 여러분과 만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탈가정 자립생활을 하게 되면 후보지는 사무실 근처인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회사 대표님도 전농동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면서, 회사와 가까우니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셨습니다. 어차피 청량리라는 배후의 큰 지역이 있으므로 생활에는 큰 불편한 요소는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집에 있는 짐은 다 새로운 독립생활 거주지로 옮길 생각입니다. 책부터 옷, 컴퓨터 세트, 침대, 옷장, 심지어 제 전용 샴푸까지 전부 독립생활 거주지로 옮길 생각입니다. 모든 것을 이제 서울로 옮겨서 생활할 생각입니다. 교회는 새 주거지 근처 성공회 교회로 교적을 옮기는 절차를 밟아서 진행할 생각이고, 정신과는 지금 정신과 주치의의 추천을 받을지, 아니면 주말에만 인천에 와서 진료를 받을 것인지는 논의가 더 필요합니다.

탈시설 이후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탈시설은 물리적으로 시설과 장애인을 분리하는 문제를 넘어서, 탈시설 이후 장애인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 위해서 뭔가 특별한 중심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탈시설 이후의 대책을 정부에서 추진할 때 ‘자립지원센터’인가 뭔가라고 지은 것을 이제 이해합니다. 탈시설=자립생활 공식은 사실 잘못된 공식일 수 있습니다. 탈시설 이후 ‘원가정 복귀’라는 대안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부분을 정부는 생각한 모양입니다.

장애계도 ‘탈시설’만큼이나 ‘탈가정’ 문제에도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가정이 자칫 시설처럼 부적절한 환경에 놓일 수도 있다는 현실에 이제 직면해야 할 것입니다. 어렵게 말하면 ‘가정의 시설화’쯤 되겠네요.

이러한 일을 극복하고 탈시설만큼이나 중요한 탈가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장애인 자립생활을 향한 또다른 노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비장애인은 많은데, 장애인은 그러지 못한다면, 그것이 어찌 보면 ‘불공정’이라 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늦어도 2024년까진 독립을 완성할 생각입니다. 그때, 독립된 주거지에서 생활하는 제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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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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