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척수장애인 비즈니스 리더 ‘스티브 잉햄’씨. ⓒ 리쿠르터닷씨오닷유케이

오늘 소개하는 세계 속의 장애 인물은 영국의 전문경영컨설팅회사의 대표인 스티브 잉햄씨입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회사를 경영하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장애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가져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잉햄 대표는 장애가 있는 기업의 대표나 임원들이 자신의 장애를 공개하고 주위에 알리는 것에 대하여 소극적인 부분이 있다며, 장애공개는 오히려 비즈니스 리더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애인 신뢰와 관련한 조사에서 전 세계 이사회 임원의 7%가 장애와 깊이 관련되어 있지만, 그들 중 일부는 장애가 있음을 회사나 직원에게 알리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합니다.

회사의 대표나 임원이 장애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회사와 직원들, 또는 회사의 이미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회사를 운영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장애인 당사자이거나 장애와 관련되어 있을 경우, 사회에 당당하게 나타내라고 말하는 잉햄대표는 그 자신이 바로 그 위치와 입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54살인 스티브 잉햄씨는 2년 전 스위스에서 스키 사고로 인해 허리가 마비되어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입니다. 사고 이후 그의 일상생활은 대부분이 휠체어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의 재활 치료는 진행 중입니다. 하반신 마비에 맞는 적정한 운동을 찾아서 지속하고 있습니다. 전기 자극이나 전기펄스를 통해 자전거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잉햄 대표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 마라톤 주자이자 럭비선수로 활동하던 스포츠맨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사고로 하반신마비 장애인이 된 것입니다.

그가 세계 비즈니스 업계에서 잘 알려진 전문경영 컨설팅 그룹의 대표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입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 6,500여 명의 전문가들이 고용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는 이 회사의 대표로 분주하게 일할 때였습니다.

사고가 난지 얼마 후, 스티브 잉햄 대표는 빠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활치료와 회사 업무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그가 회사를 경영할 것이라고 했을 때, 비스니스 업계의 한 고위 임원은 ”하지만 지금은 휠체어를 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휠체어를 사용하면 사업을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뜻이 담긴 말입니다. 이 임원의 말은 장애 이해에 있어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잉햄 대표는 그 임원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했습니다.

영국 척수장애인 비즈니스 리더 ‘스티브 잉햄’씨. ⓒ 더타임즈닷씨오닷유케이

잉햄 대표는 사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업무에 복귀했습니다. 그는 회사업무 복귀에 들어가면서 병원의 침대 위에서 찍은 비디오 영상을 회사의 모든 직원이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영상을 통해 잉햄대표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장애 발생과 상태를 자세하게 전했습니다. 그는 스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를 사용하게 된다고 장애의 발생과 상태를 알리면서 ”그렇다고 해도, 회사 업무를 처리하고, 여러분과 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저는 계속 회사의 대표로 일하면서 회사를 운영하고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 라고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음을 밝힙니다.

잉햄 대표의 이 비디오 메시지는 회사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직원들의 지지를 받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영국과 전 세계에서 잘 알려진 회사의 대표이자 비즈니스계의 리더인 스티브 잉햄씨가 중도 장애인이 되면서 보여준 재활 과정과 회사복귀, 그리고 직원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잉햄 대표가 자신의 장애 발생에 대한 인식과 회사와 직원들과의 관계를 빠르고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은 장애를 가진 사업가들이 회사와 직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한가지 예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장애 발생이 생애의 중간기에 발생하게 되면, 당사자는 물론 사회적 관계에 포함되어 있는 사람들도 비장애인에서 장애인이 된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기도 합니다.

이러할 때, 장애인 당사자가 바람직한 장애인식을 바탕으로 관계를 재설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를 보인다면, 관계된 사람들도 그에 맞는 바람직한 장애이해와 인식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잉햄 대표는 아마도 그러한 생각으로 중도에 하반신마비 장애인이 되었지만, 재활과 회사업무를 병행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발생 이전에 이미 글로벌 비즈니스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던 그의 능력으로 보아서, 그의 행보는 세계 장애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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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칼럼니스트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이자, 국제사회복지사로 1990년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14년간의 보츠와나 봉사활동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21년 "케냐 무허가정착지 취약계층 선교 방안"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지역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외 장애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복지적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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