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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은 한국 농 교육 역사, 여전히 ‘열악’

기본적 권리 보장받지 못해…사회에서 어려움 등 악순환 반복

농교육 전문가 양성, 농학생 정체성·사회성 위한 노력 등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2-01 13:40:51
기원전 일 세기경 초기 로마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카루스(Titus L..Carus)는 “농인은 어떤 방법으로도 가르칠 수 없으며, 따라서 그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통해 뭔가 개선해본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라는 농교육 불가능론을 펼쳤습니다. 현대에 와서도 장애인 특수 교육 중 가장 어렵다는 장애유형이 바로 ‘청각장애’입니다.

소리의 완전한 제한으로 듣고 말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농인(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려면 교사가 직접 수어를 배워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음성학적 요소가 중심인 교육이 아닌 시각적인 교수 방법을 연구해야 하고 수준에 맞춘 개별화 맞춤 교육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사는 농인의 정체성과 농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또한, 농인의 언어체계는 물론 정체성과 문화를 인정한다는 것은 그들만의 독특한 요구와 권리가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 거슬러 올라가 농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스페인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스페인의 베네딕트 수도사인 퐁스 더 래옹(Ponce de Leon)는 스페인 귀족 자녀 가운데 주로 선천성 농으로 알려진 몇 명의 청각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철저히 개별지도를 실시했습니다.

그는 비관적이었던 카루스와 달리 “농인은 말하는 대신 쓸 수 있다”는 가정에 기초하여 먼저 명사를 중심으로 사물의 이름을 쓰게 하고, 수어를 하며 그 단어의 반복적인 발성 연습을 시켰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철자의 모양과 관련하여 각 철자에 대한 손의 위치를 나타내는 한 손으로 된 지문자를 활용했습니다.

농인이 언어교육에서 문자언어의 학습에서 출발하여 말하는 것으로 나아가는 것이 효과적임을 증명해보였던 것입니다. 비록 부유한 귀족 가문의 선택된 소수 아이들에게만 개인 교수를 통해 교육을 실시하였다는 점에서 시작하였지만, 그 후로 스페인은 농인에게 체계적인 언어지도를 실시한 농교육의 선구적 국가가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농 교육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열악한 실정입니다. 농 교육권의 보장은 이를 책임지지 않는 사회와 국가는 이들을 행동하게 만들어 농인 당사자와 그 가족이 쟁취해 얻어내야만 하는 권리나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교육청 정책, 턱없이 부족한 전담 교사, 그리고 인식의 부재 등등 애로사항으로 인해 현재 한국의 농인 교육은 매우 참담한 실정입니다.

교육부는 농학교 교사 90% 이상이 ‘수어를 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전국 15개 청각장애 특수교육기관에 종사하는 교원 391명 중 ‘수어통역자격소지자’는 24명(6.1%)에 불과했습니다. 농인 교사 비율은 1~3% 남짓입니다.

현재 청각장애 특수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청각장애와 완전히 다른 장애 유형인 지적장애, 중복장애, 심지어 문맹 어르신들까지 함께 수업을 진행 하고 있습니다.

특수교사들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수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고, 임용 과정에선 수어가 필요하지 않았는데 교육현장에서 소통 장벽에 맞닥뜨리는 상황입니다. 시각장애, 청각장애, 발달장애 등 장애 유형별로 필요로 하는 전공 지식이 천차만별이지만 전공이 세분화 되어있지 않다는 점도 현장의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선진국의 농교육은 한국의 실상과 너무 대비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817년부터 현재까지 64개 농학교가 설립, 운영되고 있으며 보스턴대에는 농인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농교육학과가 있고, 질적으로 다른 농인 교육의 중심에는 농인을 가장 잘 아는 농인 교육자가 있습니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 폴리스 농학교에는 농교육학 박사 학위의 농인 교장이 후학 양성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 내 청각장애 특수학교 농인 교사도 전체의 70% 수준입니다.

일본 메이세이 특수학교도 마찬가지로 농인 교사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스웨덴은 스톡홀롬 교육대학 특수교육학과가 있으며 스웨덴의 이중언어 정책으로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여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언어와 농인의 정체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으며 수화라는 언어를 당연한 권리이며, 어떤 언어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화라는 언어에 대한 자부심과 권리 의식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 교육권인 대한민국 헌법 제 31조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농인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농교육 선진국처럼 앞으로 한국의 농교육에도 농교육 전문가 양성 및 농학생의 정체성과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여전히 어려운 과제는 남아있지만, 정부 및 지자체 뿐 만 아니라 특수교육계에서 이러한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농인의 정체성과 언어인 수어에 관심을 가지는 등 많은 노력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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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노선영 (souldea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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