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포트 빌리지 ⓒ 블로그 보통 사람의 공간

씨포트 빌리지(Seaport Village)는 샌디에이고 만을 따라 상점과 레스토랑 그리고 산책길과 작은 공원이 어우러진 곳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샌디에이고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거리에는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재미있는 물건들을 파는 노점상도 줄지어 있어 산책 삼아 걸으며 구경하기 좋다. 청춘남녀부터 노부부까지 누구나 사랑을 속삭이는 이곳은 샌디에이고의 대표적 데이트 장소이다.

또 가벼운 식사를 하기 좋은 체인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이 밀집해 있고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모여 있어 샌디에이고 기념품을 한 번에 구입하기 좋다. 씨포트 빌리지 내에 주차가 가능하며 식사나 물품 구매 영수증을 보여 주면 무료이거나 할인이 가능하다.

미드웨이호 ⓒ 블로그 보통 사람의 공간

씨포트 빌리지에서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미드웨이호를 마주할 수 있다. USS Midway Museum 미드웨이 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한 5만9천 톤급 항공모함으로 1991년 걸프전에 참전한 것을 마지막으로 퇴역 후 이곳 샌디에이고에서 관광 포인트 및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박물관은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 따로 입장은 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구경하고 샌디에이고의 일정은 마쳤고 나는 다음 목적지인 라스베이거스를 가기 위하여 다시 LA로 가는 암트랙 열차에 몸을 실었다. LA에서 비행기로 라스베이거스를 가기 때문에 다시 LA로 가야만 하는 것이다.

2박 3일 동안 샌디에이고를 다녀보니 정말 미국인들이 은퇴 후 가장 살기 원하는 Top1으로 꼽을 만한 곳이었다. 일단 1월 말인데도 불구하고 낮 기온이 25도까지 오르고 연일 햇살이 눈부셨다. 사람들도 날씨처럼 온화하고 따뜻한 인상이었고 모든 것이 여유가 있는 곳이었다.

특히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다니기에도 아주 편리한 트롤리가 있고 시내버스가 있어서 불편함 없이 여기저기를 다닐 수 있었다. 여행객의 입장에서 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 보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느긋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물론 그 안에도 나름 삶의 치열한 현장이 있겠지만.

다시 한 번 미국 서부 여행을 하게 된다면 샌디에이고에서만 묵으면서 느긋한 휴식을 갖고 싶다. 마치 모든 것을 마치고 은퇴한 사람처럼 말이다. 이런 곳에서 한 달만 지낸다면 마음이 넓어지고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지금처럼 글을 쓰는 것도 거기에서 쓴다면 더 부드럽고 촉촉한 내용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얼마 살아오지 않은 인생이지만, 도시 전체의 여유로움 때문에 인생을 되돌아보는 사색이 절로 나오는 곳, 샌디에이고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나는 이제 행운과 유흥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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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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