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고용에 있어서 양과 질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밖에 없다. 양적 성장에 대한 문제와 질적인 발전 문제에 대하여 둘 다 타당한 주장이기 때문에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 논쟁에 가까운 논쟁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양적 성장이란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개수 증가를 의미하고, 질적인 발전이란 고용의 질 강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해주기 바란다.

발달장애인 일자리의 양적 성장 문제는 한마디로 발달장애인 일자리 개수 부족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발달장애인의 실질적인 실업률이 높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일자리 개수 부족에서 유래한 것이 맞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직과 바리스타에 집중된 일자리 구조는 장기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 등의 여파로 그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와중에 발달장애인 노동 시장을 실제 산업계의 수요에 맞춰서 변화시키려는 의지도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한편으로는 고용 주체가 일반 기업, 특히 대기업이 아닌 사회적 경제 주체에 의해서 고용되는 상황이 더 많다는 점은 고용의 양적 불균형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하다못해 발달장애인 일자리가 더 나은 일자리로의 이직을 의미하는 상향이직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일자리의 양적인 성장은 하나의 중요한 이론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양적으로 빈곤한 상태이니 지금은 발달장애인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질적인 발전 문제도 나름대로의 이론이 있다. 고용이 대부분 비정규직이라는 점, 발달장애인이 일자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환경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 인권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최저임금보다 낮은 봉급 등이 질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지점에 있는 이슈들이다.

이들은 정규직 고용, 환경적 지원, 인권 보장, 최소한 최저임금 보장 등의 요구를 하는 것이 질적 발전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우리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 문제에서 양적 문제와 질적 문제는 이론상 같이 발전해야 맞는 문제다. 그렇지만 문제는 둘 중 하나를 먼저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둘 다 치르려면 비용이 비싸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양적 성장’ 문제를 발달장애인 일자리 문제에서 제일 먼저 해결할 이슈라고 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발달장애인 일자리의 균형이 있는 양적 성장’이라고 하겠지만.

발달장애인 일자리는 현재 양적 빈곤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일자리를 확실히 맡길 수 있는 대기업의 발달장애인 고용시장 참여는 극히 저조한 편이다. 그나마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운영하는 케이스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좋은 편이다.

그렇지만 발달장애인 고용을 위해 통합적인 일자리를 구축한 사례가 모범 사례가 되어야함에도, 아직도 발달장애인 고용의 모범 사례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거나 사회적 기업의 연계고용이라는 것이 서글픈 일이라고 하겠다.

마치 프로축구 리그 체계에 비유하자면, 2부리그 격인 사회적 경제나 중소기업의 고용은 많은 ‘2부리그 팀 과다’ 현상이 있다면, 1부리그 격인 대기업의 참여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고 그나마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는, 일종의 2군만 운영하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진짜로 고용 경쟁이 이뤄져야 하는 최고의 무대인 1부리그 1군은 바로 대기업의 직접고용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프로축구는 승강제 제도가 있어서 1부리그를 못하는 팀은 2부리그로 강등되고 2부리그에서 잘하는 팀은 1부리그로 승격되는 체계를 갖고 있어서 망정일 뿐이다.

질적 발전도 중요하지만, 질적 발전에서 극복해야 할 부분은 질적 발전의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월급을 짜게 주라는 뜻이 아니라, 직원 한 명을 고용하기 위해서 들여야 하는 월급 너머의 비용이 발달장애인에게는 아직 비싸기 때문이다. 이러한 ‘월급 너머의 비용’을 낮춰서 발달장애인 고용이 경제적으로도 ‘적정 가격’에 맞춰질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양적 성장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다. 지금 양적 성장을 시행해야 하는 부분은 대기업의 직접 고용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다른 신체/감각장애인들은 직접고용하면서 발달장애인은 왜 직접고용하지 않으려 하는 것인지 필자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특히 필자는 대기업, 공사, 공공기관 장애인 공채의 면접라운드까지 진출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발달장애인 고용을 두려워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발달장애인을 접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랬던 것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어차피 대기업은 그러한 자본을 갖추고 있고, 단지 인사팀과 경영진의 인식 부족이 발달장애인 고용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유력한 발달장애인 부모 정치인을 자부하는 그 분이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정책적 노력을 했다면, 적어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빗대는 일 같은 일은 전혀 없었을 것이니 말이다.

4.15 총선에서 다시 당선된다면 스페셜올림픽보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대기업 직접고용 활성화에 정책적 노선을 맞춰주길 바란다. 그 사람이 적어도 발달장애인들을 위해서 일말의 할 일이 있다면 말이다. 물론 더불어민주당이 이런 일에 관심 가지지 말라는 뜻은 더욱더 아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 문제에는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하니까.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는 이제 양적 성장을 1차 목표로 삼아야 한다. 특히 양적인 성장도 ‘균형적 양적 성장’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경제 위주의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를 대기업 중심으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모델보다는 직접고용 위주로,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

그렇게 2020년대의 발달장애인 고용 모델은 대기업 정규직 직접고용 모델로 나가야 할 것이다. 필자가 2020년대, 그리고 새로운 국회의원 선출을 앞두고 이 부분을 잔뜩 기대하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말씀드린다.

여담: 비용문제를 걱정하는 대기업에 충고하자면, 그러한 비용문제는 나중에 발달장애인을 방치하여 드는 사회적 비용보다는 ‘싸게 먹히고 결국은 남는 장사’라는 것을 귀띔으로 해준다. 진짜 그렇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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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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