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올 한해를 한자성어에 빗대서 표현하기를, '공명지조'(共命之鳥)라고 평가했다더군요. 서로 싸우다가 결국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무너진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올 한해 사회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사생결단식으로 움직이다 보니 결국 다 패배로 끝난, 제 아는 분이 평가한대로 ‘모두가 실패한 이상한 전쟁’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저도 올 한해가 그런 한 해였습니다. 무언가 한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한쪽에서 결국 붕괴되고 마는 그런 비극이 계속되었다는 것입니다.

재정 위기가 닥쳐오고, 간신히 실업급여를 받고, 구직 전쟁을 치렀다가, 간신히 6개월 동안 입에 풀칠하다가, 다시 악순환이 이어지는 그런 삶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장애인 등급제 개편 확정과 이후 정책 방향이나, 장애인 비하발언에 따른 후폭풍,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선에 따른 검찰까지 옮겨붙은 논쟁, 한-일/한-미 갈등 같은 엄청난 갈등만 있었고 결국 다 실패하고 마는 비극으로 2019년은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 제 삶에서도 갈등이 많았습니다. 잠시 다니던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갈등을 빚어 결국 간부급 직원만 인연을 이어나가는 각오로 물론 공약한 것을 결국 지키고 말았지만 6개월 버티다가 떠났습니다.

그들과의 관계를 6개월 만에 단절한 이유는 의사소통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일 하나 하려고 일일이 시스템 접속 허가를 받는 것 자체가 공포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천교통공사 입사 도전에 나섰으나 최종면접 탈락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구직 중이고요.

스마트폰도 올해 여름에 LG전자의 최신형 모델인 V50으로 교체했지만, 한동안 핵심 부속품인 ‘듀얼 스크린’이 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습니다. 구입 2개월 뒤에야 도착해서 지금은 ‘히든카드’로 발전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다른 사람들이 왜 듀얼 스크린이 없냐고 말을 많이 해서 제조사 사정 때문이라고 답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도 목표한 원래 수명인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약 3년 만에 교체될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듭니다. 새로 인터넷으로 구매한 컴퓨터 게임이 자주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공략방법까지 찾아냈는데도 중간에 강제 종료될 정도였으니까요. 이 사정을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 정도 문제는 아예 새로 맞춤형 조립컴퓨터를 구입하라’는 충고 때문에 목표한 2022년이 아닌 2020년 컴퓨터 교체를 검토할 정도니까요.

estas도 2019년의 확장 과정에서 새로운 인식과 그에 따른 갈등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제3기 조정자인 저도 많은 갈등을 중재하고, 최대한 갈등 과정에서도 타협할 수 있는 목표를 향해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estas에서 올해 내부 규정 위반 문제로 회원 2명이 제명되었습니다.

장애인 사회에서도 갈등은 빚어지고 말았습니다. 장애인 등급제 개편 이후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주어지면서, 각자들마다 셈법이 달라서 이것도 갈등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내년 총선 과정에서 이 갈등은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제게 닥쳐왔습니다.

그래도 해결의 길도 열리는 것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문제를 보면, 드디어 지난 2013년부터 강력한 재정정책을 시행하면서 ‘초 긴축정책’을 감행하게 만든 근원인 학자금대출 상환이 우연처럼 벌어진 일을 계기로 2019년이 넘어가기 직전 한꺼번에 해결되었습니다.

단지 행정처리가 늦어져서 시행된 날짜가 약간 늦어졌다는 것일 뿐입니다. 참고로 복권 당첨은 아니고, 적금으로 들었던 보험이 이율 변경 등의 문제로 형식적으로 해지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을 새로운 종신유니버설보험 체계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그 돈이 남게 된 것입니다. 그 돈 일부가 마지막 상환에 투입되었습니다.

이제 내 돈을 완벽히 내 의지대로 통제할 수 있는 완전한 의미의 재정자립과 재정 설계권한이 완벽히 제게 넘어왔다는 것이 2020년을 바라보는 희망입니다.

그리고 에이블뉴스 기고 칼럼 원고료 등 장애계 활동 수입으로 충당되고 있는 ‘대외대충자금’도 내년 말에는 500만원을 모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이 속도면 2022년에 그렇게 꿈꾸는 혼자 영국으로 떠날 휴가를 보낼 수 있겠군요!

오는 2020년 4월 15일에 있을 총선은 지난 갈등들을 의회정치의 문에서 해결할 실마리들이 풀리기 시작할 계기로 작용될 희망을 봅니다. 단지, 지금 그 ‘총선 룰’ 하나 잡는 것 자체가 정치적 충돌로 비화된 것이 갈등이라고 봐야겠습니다만.

몇몇 주장을 보면 한국은 급속도의 발전으로 국가를 이룩했지만, 그 국가의 틀을 짜는 것도 결국 급속도로 변화할 것이라는 이론으로 귀결됩니다. 게다가 지난 10년 동안 ‘반동 시대’를 겪으면서 사회발전이 지지부진했던 것이 한꺼번에 쏟아진 사회 개혁 구호로 갈등이 빚어진 것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2020년은 2019년의 갈등을 넘어서 희망을 향해 달려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희망의 첫 이야기가 될 2020년 1월 1일 동트는 모습을 지켜봅시다.

아, 참! ‘장지용의 나 스스로 산다’는 2020년에도 함께합니다. ‘더 묵직하고’, ‘더 울림 있고’, ‘더 빵 터지고’, 가장 중요한 ‘더 장지용적인’ 이야기와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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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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