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방법 ‘촉수어’. ⓒ박관찬

시청각장애가 있는 경우, 장애의 발생시기, 특성과 정도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법이 다릅니다.

시각장애가 없는 청각장애인은 보통 의사소통 방법이 구화, 수어, 필담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청각장애 뿐만 아니라 시각에도 장애가 있는 시청각장애인은 위 세 가지 의사소통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달에는 시청각장애인이 어떤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는지 설명해볼까 합니다. 다만, ‘시청각장애’에 대한 법적인 개념정립이 따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방법 역시 체계화된 것이 아니므로 지극히 저의 경험에 의거한 내용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첫 번째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방법은 ‘촉수어’와 ‘근접수어’가 있습니다.

먼저 ‘촉수어’는 상대방이 구사하는 수어를 전혀 보지 못하는 ‘전맹’인 시청각장애인이 상대방의 수어에 손을 접촉하여 촉각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의사소통 방법입니다. 물론 꼭 전맹이 아닌 시야나 시력의 정도에 따라 조금 볼 수 있는 시청각장애인이라도 촉수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접수어’는 잔존시력이 남아있는 시청각장애인이 주로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법입니다. 잔존시력에 맞춰 가까이에서 수어를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즉, 시청각장애인은 시력이나 시야의 정도에 따라 의사소통 방법으로 촉수어를 사용할 수도, 근접수어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은 수어로 대화를 하거나 통역을 받을 경우, 표정도 중요한 언어의 기능을 하므로 수어를 하는 사람의 얼굴표정을 유심히 봅니다. 얼굴표정을 통해 대화나 현장의 분위기, 말하는 사람의 말투나 기분 등을 얼굴표정에도 최대한 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청각장애인은 촉수어나 근접수어를 하는 상대방의 얼굴표정을 뚜렷하게(또는 거의) 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촉수어의 경우 수어를 하는 손에 힘을 싣는 정도나 빠르기, 근접수어의 경우 최대한 가까이에서 하고자 하는 말 뿐만 아니라 분위기나 감정 등이 보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수의 수어사용자가 있는 곳에서 통역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수어통역사가 배치됩니다. 시력에 어려움이 없는 청각장애인들은 단상이나 연단에서 제공되는 수어통역을 볼 수 있으므로 많은 수의 수어통역사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각에도 장애가 있는 시청각장애인은 경우가 다릅니다.

시청각장애인이 촉수어와 근접수어 중 어떤 방법을 선호하느냐와 관계없이, 시청각장애인 한 명에게 한 명의 촉수어(또는 근접수어)통역사가 필요합니다.

공식 행사에서 시간을 나누어 수어통역사를 교대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시청각장애인 한 명당 통역사가 최소 2명은 배치되어야 합니다. 더구나 촉수어의 경우, 상대의 손을 얹고 소통을 하기 때문에 얹혀진 손의 무게만큼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처럼 의사소통 방법으로서 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수어와 시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촉수어/근접수어는 같지 않습니다. 또 시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촉수어와 근접수어도 같지 않습니다. 시청각장애인의 시력과 시야 등에 따라 의사소통 방법도 다른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시청각장애인의 또다른 의사소통 방법으로 ‘손바닥 필담’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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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달의 존재는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 달이 외롭지 않게 함께하는 별의 존재도 감사합니다.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과 첼로를 연주하는 이야기를 통해 저도 누군가에게 반짝이는 별이 되어 비춰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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