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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서판으로 따지는 특수학교 서진학교 합의 논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9-07 14:15:54
옛날에 사람을 평가하는 4대 기준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신언서판이죠. 풀어쓰면 몸가짐 즉 행동, 말 즉 언어사용 태도, 글씨 즉 표현력, 그리고 판단력. 당시로서는 매우 중요한 판단 잣대였습니다.

현대적으로 해석을 해도 지금 우리에게도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판단 잣대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갑자기 그 생각을 하는 것은 그 ‘언’(言)과 ‘판’(判)에 대한 문제입니다.

지난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 김성태 원내대표(이하 존칭 생략)가 연설을 했습니다.

그러나 연설이 끝나고 자유당을 제외한 원내 4당(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일제히 “품격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정세균 전 국회의장까지 거들면서 “김성태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정치인의 언어의 품격은 절대 불가능한 것인가? 참담하다.” 는 짤막한 트윗을 남기면서 비판에 가세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그 ‘언’의 내용, 즉 연설의 언어는 사실관계를 틀리거나 오해하거나, 논리가 서지 않는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잠시 신문기사를 살펴보니 그 내용이 하나 둘이 아니라서 지면이 길어질 것이 뻔해 그 말이 무엇이었는지조차 쓰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미 그러한 징조는 있었습니다. 일부 신문 만평에서는 그의 발언이나 태도를 풍자할 때 무언가 술에 취한 상태 같은 인상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이름에 덧붙여 ‘혼수성태’ 라는 비아냥거림까지 저조차 대놓고 할 정도입니다.

‘언’도 서지 않는 사람이 과연 ‘판’까지 잘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얼마 전, 강서구 서진학교 건설에 대한 ‘합의’라고 나온 결과에 대하여 진짜로 이 문제에 대한 결정권자인 장애학생의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장애학생에게 교육이라는 것은 단순한 교육이 아닌 ‘사회통합의 보증수표’나 다름없습니다. 장애학생이 사회에서 분리되어 생활한다면, 그 피해와 사회적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래서 열심히 통합을 외치고 있고,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기 위한 자립생활 운동 같은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수학교 건설은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학교의 건설이 아닌 장애인이 ‘어른이 되면’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죠. 물론, 통합교육은 더 좋지만 말입니다.

김성태의 판단은 자기의 이익과 여론의 반발을 섞으려는 시도였습니다. 다시 국회의원이 되려면 여론의 눈치를 봐야했으니까요.

실제로 김성태가 자유당 원내대표 지명 직후 포털 뉴스 댓글에서도 서진학교 건설 반대를 주장했다는 이력을 들먹이며 반발하는 여론도 적잖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김성태는 그저 자기의 이익인 한방병원 건설을 밀어붙이기 전, 여론의 반발로 걸림돌이 될 서진학교 건설 추진을 실제로는 ‘마저 못해’ 동의한 것이라고 봐야합니다.

김성태는 안이한 판단을 한 것입니다. 자기이익을, 자기 말을 따르는 주민들의 이익만 챙긴다면 그리고 반대 여론을 달래면 끝인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성태는 장애인 운동의 영원한 경구를 몰랐습니다. 그러니 그런 판단이 나왔던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라 믿지만 다시 이야기합니다.

“Nothing about Us Without Us!”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

김성태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 반대 주민들 이 셋의 합의가 잘못된 것도 이 원칙을 어긴 것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나 더 있어야 했던 것은 ‘지역사회의 장애인 부모 대표’였습니다.

문제는 김성태가 그러한 지역 사회에 장애인 부모 단체가 있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죠.

제가 검색을 해보니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서울 강서구 지역 조직도 있었습니다. 그들도 당연히 불러서 협상을 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사회의 주요 단체를 몰랐다는 것 자체가 더 난센스였습니다.

언어에 품격도 없어서 비판을 받은 판국에, 판단력마저 흐려지고 지역 사회 공동체의 일부를 몰라 그릇된 판단을 하니, 이 얼마나 한심한 판단이겠습니까?

물론 ‘합의’가 ‘연설’의 그 전날이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일전부터 그릇된 말을 했었던 것은 사실이었고, 그릇된 말이 그릇된 판단을 불렀고, 다시 그릇된 말을 했습니다.

회전문이 돌아가는 것처럼 논란만 일어나고 있으니 김성태는 자신의 신언서판을 먼저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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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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