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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장애부모 자녀 양육 위한 관심·지원 절실

활동지원 추가급여, 방과후 교실도 우선순위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3-13 17:05:20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사회복지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그 대상자에 따라 크게 사회보험정책과 공공부조정책 그리고 사회서비스정책으로 구분된다.

사회보험정책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방식의 복지정책으로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 그리고 최근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이에 해당된다.

공공부조정책은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경제력이 부족한 이들을 대상으로 기초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에게 일정수준의 소득을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사회서비스정책은 특정계층에 대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아동복지나 노인복지 그리고 장애인복지 등이 여기에 포함되며 그 외 다문화가정이나 한부모가정을 위한 정책 등 많은 사회서비스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내가 이렇게 사회복지정책에 대해 거창하게 열거한 이유는 우리 자녀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어떤 이들은 내말에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영유아보호법’도 있고 ‘아동복지법’도 있으며 ‘장애인복지법’도 있는데 하고 말이다. 나도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아이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실제로 아동복지는 우리나라 18세까지의 모든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장애인복지는 장애아나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으로 부모가 장애인인 비장애자녀에 대한 서비스는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 내가 경험한 사례를 통해 그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장애인활동바우처제도의 경우 장애인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월 일정시간동안 외부 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는데 장애정도에 따른 일상생활 수행능력들을 평가하여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영유아 자녀를 둔 장애엄마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장애인에 비해 육아로 도움 받아야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단 영유아를 제외한 가족구성원이 장애 3급 이상의 중증장애인으로만 구성되어 있을 경우에 한해서 육아를 위한 추가 활동시간이 부여된다.

즉 필자의 경우 남편이 비장애인이기 때문에 추가 활동시간을 지원받을 수 없다. 남편이 비장애인이라 하더라도 직장인이 잠자는 시간외에 집에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고 아기의 육아와 가사는 오로지 내가 도맡아 해야 하는데 영유아기에는 각종 예방접종과 건강검진을 받아야하고 그외 감기 등으로 병원도 자주 가야하며 아이의 등하원이나 유치원의 행사 등으로 유치원에 방문해야 하는 등 육아로 인한 활동시간이 많다.

독거 장애인이나 직장에 다니는 장애인에 대해서는 추가 활동시간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보호해야 하는 영유아를 둔 활동상의 어려움이 있는 장애엄마에게는 활동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왜 간과하는지 알 수가 없다.

또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아이를 입학시키고자 할 때에도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시설이나 보육프로그램을 높이 평가 받은 어린이집이나 국공립유치원은 매년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입학 정원수의 몇 배 이상씩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원에서는 우선순위에 가산점을 부여하여 점수가 높은 순으로 원아를 받게 되는데 그 우선순위 역시 장애인부모 가정이 제일 하위이다.

즉, 기초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다자녀가정, 한부모가정의 자녀들에게 더 높은 가산점이 부여되는 것이다.

일반가정과 비교하면 이들 가정의 자녀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에는 나 역시 동의한다. 그리고 생활이 어려운 가정이나 한부모가정의 아이들에게 돌봄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도 수긍이 간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이나 다자녀가정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보다 더 돌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준이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엄마가 한글이나 우리 문화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면 나는 한글 뿐 아니라 아이가 그린 그림도 보지 못하고 아이의 안전상태가 어떠한지조차 알 수 없다.

또한 다자녀가정의 경우 엄마의 육아 스트레스나 아이 교육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줄 수가 없고 글을 가르쳐줄 수가 없어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학습지 선생님을 부르고 활동량이 적은 아이를 위해 따로 체육관에 보내야 하는 등 일반가정의 아이들처럼 경험시키기 위해서 소요되는 비용에 살림은 팍팍하고 아이와 함께해주지 못해서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계공무원에게 문의했더니 저출산 문제와 다문화가정의 확대에 따른 정부의 주요정책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런 이유로 우선순위가 결정된다면 소수 소외자를 위한 사회복지 구현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그 희생양이 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에 또다시 사각지대에 놓인 우리 아이의 현실을 경험했다. 딸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어서 학교 측으로부터 입학 전 신청하고 제출해야하는 서류가 많았는데 그중에는 방과 후 돌봄 신청서도 포함되어 있었다.

방과후 돌봄 서비스는 정규수업을 마치고 학교 내 설치된 방과후 교실에서 선생님의 감독하에 학생들의 과제물이나 심화학습을 지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오후 5시까지 혹은 저녁 7시까지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방과후 돌봄교실의 정원수는 전체 학생의 5분의 1 수준이어서 이것 역시 우선순위에 따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안내장에 따르면 방과후 돌봄교실은 기초수급대상자나 차상위계층을 1순위로 하여 한부모가정, 다문화 다자녀가정, 맞벌이가정, 일반가정의 순으로 명시되어 있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해당란에 체크해야하는데 이 선택지에 따르면 우리는 일반가정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일반가정의 의미가 뭘까? 아빠는 회사가고 엄마는 전업주부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가정을 의미한다면 우리도 일반가정이 맞긴 하다. 그렇게 따진다면 다문화가정이나 다자녀 가정도 일반가정으로 분류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은가?

부모가 외국인이고 자녀가 2명 이상이라는 점은 고려되면서 어째서 부모의 장애는 고려되지 않은 건지... 유치원 입학의 우선순위에서는 순위가 제일 하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서비스의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았던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관계자에게 문의하니 방과후 돌봄 서비스 대상자의 우선순위는 교육청에서 내려온 것으로 모든 국공립학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장애를 밝히고 이런 경우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담당자는 상황을 고려하여 대상자 선정 시 내용을 반영하겠다며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하였다. 다행히 해당 학교의 관계자는 융통성 있게 문제에 대처하였지만 만약 담당자가 원리원칙을 준수하는 사람이었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나빠졌을 것이다.

장애인의 삶은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리고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들 역시 평범한 일상을 포기해야만 한다.

내 장애로 가족들이 나누어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에 ‘가족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의연해지려 하지만 아이들이 짊어지고 포기해야 하는 삶에 대해서는 의연해지기 어렵다. 부모인 나는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고 권리를 주장하지만 우리의 권리로는 아이의 삶까지 지켜줄 수가 없다.

내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내 장애와 아이의 존재를 밝히고 ‘도와 달라’고 ‘배려해 달라’고 부탁하는 게 고작이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이런 일쯤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규정이나 형평성을 거론하며 거절할 경우 불합리하고 억울하더라도 아무런 반론을 제기할 수가 없다. 그들 역시 공감하고 이해하고 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제도권 밖의 우리 아이들에게 내밀어줄 손은 없는 것이다.

우리의 장애와 우리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은 우리 밖에 알지 못한다.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많은 장애인이 투쟁하고 싸웠듯이 우리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장애계는 뭉쳐야한다.

장애인만을 위한 복지제도를 넘어 아이들이 누려야하는 기본적인 것들을 우리 아이들도 누릴 수 있도록 제도화하여 권리로서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법의 내용을 수정 보완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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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경미 (kkm75@kbuwe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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