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를 사귀기란 쉽지가 않다. 또 좋은 관계를 유지 하기란 더더욱 힘들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지침서가 있다면 좋겠지만 개개인의 성향이 달라 친해지고 싶어도 내가 의도한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친구들은 새로 만난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한다. 보통 친구가 많고 적음에 따라 우쭐 거리기도 한다.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와 이야기를 한번만 이라도 나누면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쌓이면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나누게 되고 함께 공유하며 친한 친구가 될 수가 있다.

유독 기억에 남는 A라는 여자아이가 있다. A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이 되기까지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웠다.

수줍은 성격 이였고, 음성 틱(tic disorder/틱 장애 : 틱이란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 비율동적, 상동적인 움직이나 소리를 말함)을 가지고 있어 친구들이 자주 대화를 피하여 어려움이 많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친구가 있지만, 이 친구는 자신을 필요로 할 때는 찾으나 A가 다가가면 피해버렸다. 하지만 말을 걸어주는 다른 친구가 없어 유일한 친구라고 생각하며 지냈고, 그로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학교에서 적응도 어려웠다. 자존감도 낮아 한 번도 용기 내어 먼저 말을 걸어 보지 못했으며, 가정에서만 분노를 표출하며 틱증상이 더욱 심해지곤 했다.

1. “나는 네가 좋아!” 라고 표현하고 싶다면 이렇게 하자.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에게 내가 관심이 있음을 보여야한다.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있다.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때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이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위 아동은 위축되어 있어 관심이 생기는 친구에게도 애정을 표현하지 못했다. 상대방에게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면 나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필요한 상황에서 자주 친구의 이름을 불러보자.

적어도 상대방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에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될 것이다. 많이 위축이 된 아이에게는, 부모와 함께 친해지고 싶은 아이의 그림을 그려 꾸며주는 미술 놀이를 진행해본다.

“00은, 리본 머리띠를 하고 있어” “00은, 나한테 인사를 했어” 등의 대화를 해보며 꾸미고 잘 완성되어지면 그림 선물을 해보는 것도 좋다.

그림을 통해 이름을 불러보고 대화를 걸어보는 연습을 해보자.

'내 이름 예솔아' 동요 가사 캡쳐. ⓒ김지연

2. “예솔아 ~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라는 동요를 불러보자.

관심을 보이는 친구나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아이가 있을 수 있다. 잘 대답을 하고 반응을 하면 여러 아이들과의 관계맺음에 도움이 된다.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수줍음이 많고 학년이 낮거나 자폐아동의 경우는 주변 친구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또,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노래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대답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가 어릴 적 들었던, ‘내 이름 예솔아’ 라는 동요를 기억하는가?

이 노래는 누군가가 부르고 대답하는 방식인데, ‘너 말고 네 아범’ 이라는 말로 같이 해도 좋고, 질문을 넣어 봐도 좋다.

예) “예솔아 ~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네’ 하고 달려가면♫

저기 가서 지갑 좀 갖다 줄래?”

답하기 어렵고 대답을 해도 반응하지 않는 아동은, 아동의 이름을 넣어 일상생활에서 불러상호 작용을 돕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친구관계에서의 대답은 “응”이 되겠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면 대답하고 돌아보는 연습이 될 것이다.

3. “나도 같이 하고 싶어” 라고 말하고 싶다.

‘같이 하자’라고 말하는 것이 어려워 괜히 방해를 하는 아동도 있고, 자신과 함께 놀아줄까 걱정이 되어 말을 못하는 아동도 많다. 특히 위의 아동처럼 연령이 높아지면 고립되어 놀이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한다. 저학년일 때부터 참여 할 수 있도록 가정 내에서 역할놀이나 게임을 통해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참여하기 어려울 때에는 활동을 하고 있는 그룹의 주변에서, 도움이 필요한 때를 인식하고 적절히 도와주는 것이 좋다. 이는 상대방에게 좋은 관심의 표현으로 느껴질 수 있다.

가정에서 아동이 혼자 놀고 있을 경우 부모가 주변을 서성이며 도움을 주거나, 쳐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함께 하고 싶은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같이 하고 싶다면 관심 있는 장소에서 눈으로라도 놀이를 즐겨보자. 또한 자신이 생긴다면 “나도 같이 하고 싶어”, “너 정말 잘하는 구나”라고 칭찬을 하며 다가가 보자.

앞서 말한 아동은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관심 있는 아동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이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이 나타났고 틱도 줄어 대화하기에 훨씬 부드러워졌다.

이러한 결과가 있기 전 위 아동이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다가가면 아이들은 싫어할 것 같다.”

위축되어서 다가가기 힘들 다면 그들이 나에게 다가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 이였다. 활동적인 아이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틱이 있고,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며, 목소리가 작고 소극적인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연습이 필요했다.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읽어보았고, 조금 더 나은 나의 행동에는 무엇이 있을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아동은 그림그리기와 글자 쓰기에 자신이 있었다. 미술시간이나 그룹시간에 자신의 작품을 친구들에게 보여주었고 관심을 표현하는 아이들에게 대화를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부족한 것을 숨기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그대로 인정하고 나의 새로운 면을 보여 자신감을 늘리는 것이 좋다. 학기 초 친구를 사귐이 힘들 다면, 인내를 가지고 서서히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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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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